CU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이 업황 악화에도 배당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CU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이 업황 악화에도 배당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2018년 결산 배당금은 전년보다 168% 확대됐다. 이는 주주친화정책 차원의 결정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같은 배당잔치를 씁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주주에게 후한 인심을 베풀고 있는 반면, 가맹점주와의 친화정책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어서다.

◇ 배당액, 전년보다 168%↑… 오너일가 주머니 두둑이 

BGF리테일은 점포수 기준 편의점 업계 1위인 CU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11월 1일 BGF에서 인적분할 후 신규 설립된 곳이다. BGF그룹은 당시 BGF리테일을 지주회사인 BGF와 사업회사 BGF리테일로 인적분할 바 있다.

BGF그룹은 사업 재편 후 배당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도 통 큰 배당을 결정했다. BGF리테일은 최근 2018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680원을 현금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총액은 46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배당액에서 168% 확대된 규모다. BGF리테일은 전년 회계연도의 경우, 보통주 1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배당금총액은 173억원이었다. 1년 만에 배당 규모가 2.5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2018년 회계연도 배당액은 작년 벌어들인 이익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1,542억원을 달성했다.

배당 확대는 예견된 부분이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초 “배당성향을 30% 수준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배당 정책 강화는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업황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침체를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편의점업종은 최저임금상승 등의 이유로 최근 2년간 실적부진 우려를 받아왔다. 이에 관련 업종 주가 역시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였는데, 고배당 정책으로 주주 달래기 위한 나선 것이란 풀이다.

배당 규모가 늘어나면서 오너일가는 올해도 두둑한 현금을 챙길 전망이다. 오너인 홍석조 회장은 34억원의 배당 이익을 챙길 것으로 추산된다. 홍 회장은 1월 기준 BGF리테일의 지분 127만1,876주(지분율 7.36%)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주사인 BGF 지분 62.53%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BGF가 주당 35원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그는 지주사를 통해서도 20억원의 배당금을 추가로 챙기게 됐다. 이 외에도 BGF리테일 지분을 보유한 다른 오너일가 구성원들도 많게는 십수억원에서 적게는 수억원의 배당 이익을 챙길 전망이다.

◇ 주주친화정책은 강화하는데… 가맹점주와 상생 협약은 뒷전? 

다만 한 켠에선 이 같은 배당잔치를 놓고 씁쓸한 반응을 보내고 있다. 바로 3개월째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CU의 가맹점주들이 그 주인공이다. CU가맹점주협의회와 CU점포개설피해자모임 등은 지난해 11월 29일부터 무기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무분별 출점과 불공정한 영업 관행으로 가맹점주들이 생존 위기에 몰렸다며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전 계약기간 동안 최저임금 수준의 최저수익 보장 △피해 점주 구제와 상생협약 △저매출 점포의 폐점위약금 없는 희망폐점 △불이익 없는 심야영업 자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상생 협약 논의는 수개월째 진척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주는 빈곤해지고 본사만 살찌우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본사에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본사는 대화에 응하고 있지 않다”며 본사가 상생협력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CU점포개설피해자모임 박지훈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도 상생 협의는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라며 “회사는 주주 달래기나 이익 창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점주들은 피 말리는 심정으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회사는 상생 협약 논의 대해선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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