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의 막이 오르면서 더불어민주당도 회담 결과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미회담 이후 남북 경제협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20대 비하 논란과 구의원 폭행 사태 등으로 당 안팎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평화 무드’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7일 오후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이해찬 대표는 “(북미정상의) 오늘 저녁 만찬과 내일 회담, 이 두 가지 결과에 따라 한반도의 진로가 바뀌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제가 들은 바로는 (1차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회담에 기초해 성과가 나올 것으로 듣고 있다. 어느 정도의 성과만 나와도 한반도에 새로운 전기가 돌아와서 다시는 분단체제로 돌아가지 않는 중요한 역사적 대전환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남북관계도 활발하게 교류하게 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 답방하게 되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여러 분야에서의 변화가 많이 이뤄지리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권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냉전체제에 의존해 음해공작을 했던 정치세력은 굉장히 위축될 수밖에 없고 얼음이 한여름에 녹듯 얼음장을 들고 있어봐야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본다. 경제상황도 여러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본다. 남북경협이 이뤄지고 한국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통일부장관이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할 때 기금사용 계획 규모가 1년간 300억원 이상 또는 2년 이상 계속사업으로 500억원이 넘는 경우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권에서는 북미정상회담 후 남북경협 사업이 활발해지면 국회가 통제할 수 있도록 ‘족쇄’를 다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기금운용사업에 대한 독립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탄력적이고 효과적인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기금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완화와 이에 따른 남북 협력 활성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기금 사용에 발목을 잡는 태도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회담 결과 예측은 ‘신중’

북미정상이 내놓을 ‘하노이 선언’의 내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되, 신중한 분위기가 읽힌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등 섣부른 예측을 했다가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재권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70년에 걸친 적대관계를 비핵화와 함께 해소하는 회담이기 때문에 단번에 모든 것을 해결해내는 결과를 가져오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단계적이라 할지라도 확실하게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뤄갈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종전선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는 “종전선언은 전쟁 행위가 종료됐다는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가 밟아야 할 중요한 과제이긴 하나, 종전선언만 갖고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하노이 선언’은 한반도 평화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밀알을 뿌리고, 문재인 정부가 지난 1년간 싹을 틔운 한반도 평화의 꽃을 우리 손으로 활짝 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종전선언이 선행돼야 비핵화도 이끌어낼 수 있다. 단계적으로 봤을 때 종전선언이나 평화선언만 나온다고 해도 북미정상회담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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