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방향이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공개한 반면 LG전자는 듀얼 스크린폰을 채택해서다. 이는 양사의 전략 차이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왼쪽)와 LG전자의  V50 씽큐 5G.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방향이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공개한 반면 LG전자는 듀얼 스크린폰을 채택해서다. 이는 양사의 전략 차이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왼쪽)와 LG전자의 V50 씽큐 5G.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새로운 폼팩터가 등장해서다. 그런데, 국내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결정을 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공개한 반면 LG전자는 듀얼폰을 내놓았다. 이들은 왜 다른 전략을 선택했을까.

◇ 한쪽은 ‘폴더블’… 다른 쪽은 ‘듀얼 스크린’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상반기 신형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Bill Graham Civic Auditorium)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새로운 폼팩터의 등장을 알리는 폴더블폰 ‘갤럭시폴드(Galaxy Fold)’를 전격 공개했다.

‘갤럭시 폴드’는 완전히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는 4.6형의 커버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어렵지만 가장 직관적인 동작인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를 개발했다”며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LG전자는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듀얼 스크린을 활용한 ‘V50 씽큐 5G’를 공개했다. 듀얼 스크린은 스마트폰 화면을 덮는 플립(Flip)을 이용해 두 개의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방식이다. 업계가 내놓은 폴더블폰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 양사 전략 다른 이유?… 삼성 ‘리더십’·LG ‘대중성’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행보는 스마트폰 사업의 목표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업 방향이 달라지면서 나타난 변화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기술 리더십을 우선적으로 생각했지만 LG전자는 대중성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기술혁신을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폴더블폰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폴드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자체의 가능성을 변화시켰다”며 “차세대 모바일 혁신의 역사를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로욜, 화웨이 등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채택한 ‘아웃폴딩(Out-Folding, 밖으로 접히는 방식)’이 아닌 안으로 접히는 ‘폴딩(In-Folding)’ 방식을 채택해 갤럭시폴드가 타사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고동진 사장은 “아웃폴딩 방식으로 하려면 진작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폴더블폰 출시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을 내놓을지를 검토했지만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정말 요구하는 폼팩터인지 따져볼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의 예상 판매량은 300만대에 불과하다. 2022년에는 5,000만대까지 확대되지만 당장은 크게 확대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폴드의 연간 판매 목표치를 100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9의 첫 달 판매량(138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초기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관심이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낮다는 판단인 셈이다. LG전자가 폴더블폰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까닭이다.  

아울러, LG전자 MC사업부는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 회복이 가장 큰 목표인 상황이다. 이에 기존 스마트폰 라인업을 추가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권봉석 사장 역시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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