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지난 27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창수 회장을 제37대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전경련
전경련은 지난 27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창수 회장을 제37대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전경련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5번째 임기를 맡게 됐다.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총대를 멘 허 회장은 2019년에도 회장 공석 사태를 막고자 결단을 내렸다. 허 회장은 마지막일 수 있는 이번 임기에서 추락한 전경련의 위상 회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전경련, 허창수 회장 재선임... “최적임자로 뜻 모아져”

전경련은 지난 27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창수 회장을 제37대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회원사와 재계원로들의 의견을 경청한 결과, 허창수 회장이 전경련을 재도약시키고 우리 경제의 올바른 길을 제시할 최적임자라는데 뜻이 모아졌다”고 재선임 배경을 밝혔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전경련이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지금은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소통하며 사회통합을 이뤄가야 할 때다. 전경련도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번 임기에서도 대기업 대변 기관이라는 기존 이미지 타파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4차 산업혁명 기반 조성을 위해 힘쓰고 여성과 청년들의 경제활동을 늘릴 방안도 찾아볼 것”이라며 “저출산과 고령화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도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2019년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사업방향과 예산도 승인했다. 허 회장은 올해 4대 중점사업으로 ▲저성장 극복 및 지속가능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규제개선과 노동유연성 제고를 통한 저성장 극복하고 한국경제 리스크 점검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제언에도 나설 것”이라며 “대기업 등 민간 주도 일자리 창출 검토, 제조업 대응협의체·서비스업 혁신협의체 운영, 남북경제협력 관련 정책 검토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허창수 회장, 전경령 위상 살릴까?

허 회장은 2011년 33대 회장으로 전경련 수장이 된 이후 3번의 연임으로 36대 회장직까지 떠맡았다. 이로써 허 회장은 10년간 전경련 회장을 맡았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회장직 최다 임기 기록을 갖게 됐다.

또 다시 전경련을 이끌게 된 허 회장은 무엇보다 ‘위상 회복’을 위한 과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대통령 외국 순방 경제사절단, 청와대 기업인 신년회 등에서 줄곧 제외됐다. 허 회장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 간담회에서 GS그룹 회장 자격으로만 참석했다.

이같은 외부 분위기를 감지하듯 전경련은 이번 회장 선임에도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2017년 연임한 허 회장은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2년 더 수장을 맡게 됐다. 전경련 회장은 임기가 2년이며 무제한으로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위상이 유지된다면 얼마든지 회장 공석 사태는 현실화 될 것이란 설명이다.

2016년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16년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과 LG, SK,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규모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허 회장 역시 취임사에서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재무제표를 공시하며 투명한 운영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 회장에게 마지막일 수 있는 이번 임기에서 ‘국정농단’, ‘정경유착’ 꼬리표를 떼기 위한 노력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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