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가 아닌 '열혈사제'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김남길 / SBS '열혈사제' 공식 홈페이지
'나쁜 남자'가 아닌 '열혈사제'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김남길 / SBS '열혈사제'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김남길에게 ‘나쁜 남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수식어와도 같다. 그만큼 ‘나쁜 남자’를 잊게 만들 작품을 찾기란 김남길에겐 숙제와도 같을 터. 그런 그가 드디어 ‘나쁜 남자’를 잊게 만들 작품을 찾았다. 바로 ‘열혈사제’를 통해서다.

지난 15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중 김남길은 미카엘이란 세례명을 가진 사제 ‘김해일’ 역을 맡았다.

2009년 방영된 MBC ‘선덕여왕’에 이어 2010년 SBS ‘나쁜 남자’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남길. 그래서일까. 많은 해가 지났지만 아직 많은 시청자들은 두 작품으로 김남길을 떠올리는 분위기다.

물론 김남길이 연기 변신에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먼저 2016년 개봉한 영화 ‘판도라’를 통해 김남길은 발전소 직원 ‘재혁’ 역을 맡아 원자로 발전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며 ‘나쁜 남자’ 이미지를 한 겹 벗어던졌다. 기세를 몰아 김남길은 2017년 영화 ‘어느 날’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한 따뜻함을 선사하며 차가운 이미지를 지워나갔다.

영화 '판도라'를 통해 큰 울림을 선사했던 김남길 / 영화 '판도라' 스틸컷
영화 '판도라'를 통해 큰 울림을 선사했던 김남길 / 영화 '판도라' 스틸컷

2017년 10월 종영한 tvN ‘명불허전’을 통해 김남길은 안방극장에서도 ‘나쁜 남자’ 이미지를 벗기 위한 시도를 선보였다. ‘명불허전’은 침을 든 조선 최고의 한의사와 메스를 든 현대 의학 외과 의사의 400년을 뛰어넘어 펼치는 조선 왕복 메디활극이다. 극중 김남길은 조선 최고 한의사 ‘허임’ 역을 맡았다. 

안방극장 활약은 스크린과는 달랐다. 판타지적 요소에 녹아든 한의사 캐릭터를 입은 김남길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기 충분했지만, ‘나쁜 남자’를 잊기 만들기엔 다소 부족했다는 평이다.

‘명불허전’ 이후 2년 만에 김남길이 새로운 작품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한의사에서 사제로 변신한 김남길. 통쾌함과 코믹함이 절묘하게 녹아든 김남길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열혈사제'를 통해 코믹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김남길 / SBS '열혈사제' 방송화면 캡처
'열혈사제'를 통해 코믹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김남길 / SBS '열혈사제' 방송화면 캡처

데뷔 16년차 김남길이 이토록 코믹했던 적이 있던가. 김남길은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제 옷 입은 듯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한 몸에 얻고 있다. 여기에 구담경찰서 강력팀 형사 ‘구대영’으로 분한 김성균과 선보이는 브로맨스 케미는 중독성을 유발시키며 ‘열혈사제’ 관전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유의 카리스마도 빼놓지 않고 잡았다. 노신부 이영준(정동환 분)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싸우는 김남길은 ‘열혈사제’ 그 자체다. 특히 김남길은 정당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참지 않고 사이다 발언을 내뱉는 것은 물론 통쾌한 펀치를 날리며 시청자들의 속까지 뻥 뚫리게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사제 옷을 입고 화려한 액션신을 보이는 김남길의 모습, 기존 사제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행보다. 

‘열혈사제’는 첫 방송 시청률 10%(닐슨코리아 기준)에서 16%(2일 방송)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 김남길의 연기 변신에 쏠리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김남길은 9년 만에 안방극장에서 ‘나쁜 남자’가 아닌 자신만의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나쁜 남자’를 벗어던지고 ‘열혈사제’가 된 김남길, 그의 안방극장 행보가 유독 값지고도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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