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노환으로 별세한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 두산그룹
지난 3일 노환으로 별세한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 두산그룹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지난 3일 노환으로 별세한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향년 87세)은 재계에서 ‘침묵의 거인’으로 통했다.

박 명예회장은 많은 이들에게 과묵한 성품으로 정평이 났다. 직장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상대의 말을 경청한 후 자신의 뜻을 짧고 간결하게 전했다.

고인은 생전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쓸데없는 말을 하게 된다. 또 내 위치에서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은 모두 약속이 되고 만다. 그러니 말을 줄이고 지키지 못할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믿음의 경영’을 실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번 일을 맡기면 상대방을 신뢰하고 오래도록 지켜봤다고 한다. 이는 인재를 중요시 여겼기 때문인데, 고인은 “두산의 간판은 두산인들”이라며 “기업은 바로 사람이고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사람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언급했다.

야구에 대한 사랑도 남달랐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 때 가장 먼저 야구단(OB베어스)을 창단했다. 어린이 회원 모집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2군을 제일 먼저 창단했다.

1932년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박 명예회장은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해군에 입대해 참전용사로 활약했다. 제대 후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귀국 뒤 1960년 한국산업은행에 공채로 입사해 사회에 발을 디뎠다.

1963년 동양맥주 평사원으로 두산그룹에 입사 후 한양식품 대표, 두산산업 대표 등을 거쳐 1981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빈소는 5일(화)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발인과 영결식은 7일이며, 장지는 경기 광주시 탄벌동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원(두산그룹 회장), 지원(두산중공업 회장), 딸 혜원(두산매거진 부회장) 씨 등 2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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