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재직기간이 10년을 넘긴 두 명의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한다.
하나투어가 재직기간이 10년을 넘긴 두 명의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하나투어가 국민연금이 반대했던 ‘장수 사외이사’에 대해 또 다시 재선임을 추진하고 나섰다.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하나투어의 행보에 국민연금은 이번에도 반대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는 지난 4일, 올해 정기 주주총회 계획을 공시했다. 주총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며,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등 5개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이 중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도 있다. 하나투어는 현재 재직 중인 3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모두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문제는 이들이 이미 오랜 기간 하나투어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변정우 사외이사는 2006년 3월에 처음 선임돼 13년간 재직했다. 한장석 사외이사는 2007년부터 사외이사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에 앞서 2005년부터 감사로 활동한 바 있다. 총 재직기간이 14년에 달한다. 이는 하나투어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 7년을 한참 뛰어넘는 기간이다.

사외이사는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며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역할이다. 따라서 독립성이 필수조건으로 꼽히는데, 재직기간이 길어질 경우 유착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민연금은 재직기간이 10년 이상인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두고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2016년 주총에서 하나투어가 두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을 때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당시 두 사외이사의 재직기간은 이미 10년을 넘긴 상황이었다. 이번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들 사외이사의 운명은 소액주주들에 의해 갈릴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하나투어 지분 11.52%를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인 박상환 회장의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13.41%다. 양측의 차이가 크지 않은 가운데, 소액주주들은 60%가 넘는 주식을 쥐고 있다. 앞서 몇몇 기업들이 그랬듯, 자칫 사외이사 선임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사외이사 재선임 추진을 결정한 박상환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를 넘어 익숙한 사외이사들과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본지는 오랜 재직기간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외이사를 재차 선임해야 하는 이유 등을 하나투어 측에 문의했으나 담당자가 부재중인 관계로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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