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경혜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경혜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인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처녀귀신부터 열혈 기자, 80년대 대학생에서 ‘금사빠’ 변호사까지 어떤 역할을 맡아도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 소화한다. 주로 주인공 친구나 작은 역할을 맡지만,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강렬하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배우 박경혜의 이야기다.

박경혜는 2011년 단편 영화 ‘애드벌룬’으로 데뷔한 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2013)·‘빅매치’(2014)·‘장수상회’(2015)·‘조작된 도시’(2017) 등 다수의 작품에서 단역을 소화하며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그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도깨비’(2016~2017)를 통해서다. 극중 박경혜는 주인공 지은탁(김고은 분)을 따라다니며 그를 지켜주던 처녀귀신 역을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이후 드라마 ‘조작’(2017) 열혈 기자 서나래,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2018) 간호사 이선영, ‘복수가 돌아왔다’(2018~2019) 윤리 교사 장지현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필모그래피를 넓혔다. 영화 ‘1987’(2017)에서는 김태리가 연기한 연희의 단짝 친구 정미 역을 맡아 80년대 대학생으로 완벽 변신,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내안의 그놈’을 통해 관객과 만난 데 이어 현재 방영 중인 tvN ‘진심이 닿다’(연출 박준화, 극본 이명숙·최보림)에서 소심한 변호사 단문희 역을 맡아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먼저 박경혜는 우연한 사고로 ‘내 몸 속에 저장’하게 된 엘리트 조폭과 왕따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감 판타지 코미디 영화 ‘내안의 그놈’에서 일진 고등학생 재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재희는 같은 학교 친구 윤지(조현영 분)와 함께 현정(이수민 분)을 질투하며 곤경에 빠뜨리는 인물이다. 박경혜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와 밝은 에너지로 극의 재미를 더해 호평을 받았다.

‘진심이 닿다’ 속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진심이 닿다’는 어느 날, 드라마처럼 로펌에 뚝 떨어진 대한민국 대표 배우 오진심(예명 오윤서, 유인나 분)이 완벽주의 변호사 권정록(이동욱 분)을 만나 시작되는 로맨스 드라마다. 극중 박경혜는 소심한 성격이기는 하지만 할 말은 다 하는 변호사 단문희 역을 맡아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하고 있다.

‘진심이 닿다’에서 소심한 변호사 단문희 역을 맡은 박경혜. / tvN ‘진심이 닿다’ 캡처
‘진심이 닿다’에서 소심한 변호사 단문희 역을 맡은 박경혜. / tvN ‘진심이 닿다’ 캡처

박경혜는 훈남들에게 차인 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슬퍼하다가도 또 다른 훈남이 등장하는 순간 다시 사랑의 빠지는 ‘웃픈’ 상황을 유쾌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모습뿐 아니라 필터링 없이 ‘팩트 폭격’을 날리며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 통통 튀는 재미도 안겼다. 또 ‘도깨비’ 이후 재회한 이동욱, 유인나와 환상의 ‘케미’를 자랑, 눈길을 끌었다.

차기작도 벌써 정해졌다. 지난해 7월 크랭크업한 영화 ‘다시, 봄’(감독 정용주)이 오는 4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최근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연출 김정현, 극본 한정훈) 캐스팅 소식까지 전하면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다시, 봄’은 딸을 잃은 여자 은조(이청아 분)가 중대한 결심을 한 그날, 어제로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시간을 살게 되면서 인생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되는 ‘타임 리와인드’ 영화다. 박경혜는 은조의 시간 여행을 유일하게 믿어주는 동생 미조 역을 맡아 생활 밀착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국민 여러분’은 얼떨결에 경찰과 결혼한 사기꾼이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벌어지는 코믹 범죄극이다. 극중 박경혜는 아버지부터 할아버지까지 사기를 가업으로 삼고 있는 집안의 3대 독자 양정국(최시원 분)의 여동생 양미진을 연기한다. 사기꾼 출신이지만 재능은 없는 양정국의 철없는 동생이자, 김미영(이유영 분)에게 얄미운 시누이로 분해 극에 활기를 더할 예정이다.

매 작품,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개성 강한 캐릭터를 완성한다. 분량이 작든 크든, 비중이 적든 많든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제 몫 그 이상을 해낸다. 박경혜의 행보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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