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인 영풍이 실적 악화에도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 집행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영풍 본사./다음 로드뷰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상장사인 영풍이 실적 악화에도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 집행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영풍의 오너일가는 올해도 수십억원대의 두둑한 현금을 챙겨가게 됐다. 

◇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전환… 배당 규모는 전년과 동일  

비철금속 제련 전문업체인 영풍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1,0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9,707억원으로 20.2% 줄었고, 당기순익은 468억원으로 82.8% 감소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관계기업들의 매출이 줄고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년보다 이익이 줄었지만 배당 정책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영풍은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원의 현금배당을 한다고 4일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172억134만원이다. 이는 전년 배당과 동일한 수준이다. 영풍은 지난해에도 주당 1만원을 현금 배당한 바 있다. 

배당은 벌어들인 이익의 일정 부분을 주주에게 나눠주기 위해 실시된다. 손익이 크게 악화되면 배당 정책이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영풍은 이와는 다른 모습이다. 영풍은 2015년과 2016년 영업적자가 지속됐을 때도 배당을 확대한 바 있다.

이번 배당으로 오너일가는 올해도 짭짤한 배당 수익을 챙겨갈 전망이다. 영풍은 1949년 설립된 영풍기업사를 모태로 하는 기업으로 황해도 출신인 고(故) 장병희 창업주와 고(故) 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세운 회사다. 장씨 일가는 영풍그룹은 지주사 격인 영풍과 코리아서키트 등 전자계열사를,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한 비철금속 계열을 맡고 있다. 

영풍그룹의 지주사격인 영풍은 장병희 창업주 일가와 최기호 창업주 일가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영풍에 대한 지분 보율은 장병희 창업주 일가가 월등히 높다. 장병희 창업주의 아들인 장형진 영풍그룹 전 명예회장은 자녀에 대한 지분 승계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 창업주 일가 배당잔치… 3세 장세준 부사장 31억 배당 이익

영풍의 최대주주는 장 전 회장의 장남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부사장이다. 장 부사장은 지난해 3월 기준 영풍의 주식 31만1,193주(지분율 16.89%)를 보유 중이다. 이번 배당 정책에 따라 31억원 가량의 현금 이익을 챙길 것으로 추산된다.  

영풍의 개인 2대 주주이자 장 전 회장의 차남인 장세환 씨는 20억5,479만원의 배당 수익이 예상된다. 장세환 씨는 영풍의 지분 20주5479주(지분율 11.5%)를 보유 중이다. 이외에 다른 오너 친인척과 특수관계인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배당 이익 예상된다. 

영풍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74.05%에 달한다. 이 가운데 두 창업주 일가는 영풍의 지분 42%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영풍개발, 서린상사, 영풍정밀, 시케이(유) 등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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