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항공운송면허 발급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에어필립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에어필립
신규 항공운송면허 발급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에어필립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에어필립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신규 LCC면허 발급에서 고배를 마신 에어필립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에어필립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실시한 신규 항공운송면허 발급 심사에 도전장을 낸 바 있다. 이 심사엔 에어필립과 함께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이 참가했다. 또 가디언즈는 화물운송사업 면허에 도전했다.

항공업계의 진입 장벽은 그동안 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독과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힘을 얻으면서 이번엔 새로운 항공사의 등장 가능성이 점쳐졌다. 다만, 1개 또는 많아야 2개의 업체가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3개의 업체에 신규 항공운송면허를 발급했다. 주인공은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였다. 에어필립과 가디언즈는 고배를 마셨다.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소형항공운송사업을 진행하며 LCC업계 진입을 노렸다. 하지만 LCC에 도전장을 내민 4개 업체 중 유일하게 퇴짜를 맞고 말았다.

에어필립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오너리스크였다. 심사가 진행 중인 중요한 시기에 최대주주인 엄일석 전 대표가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가뜩이나 최근 항공업계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국토교통부는 오너 및 경영진에 대해 예민한 상태였다. 아울러 자본잠식 상태, 소형항공운송사업의 열악한 경영 상황 등도 심사 결과에 반영됐다.

꿈이 좌절된 에어필립은 당장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게 됐다. 면허 발급을 조건부로 투자를 약속받았던 750억원은 당장 물거품이 됐다. 한때 300명에 육박했고, 지금도 200명을 훌쩍 넘는 직원들도 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어필립이 존속하기 위해선 투자 유치가 절실한데, 이번 심사 탈락으로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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