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 석방에는 환영의 입장을 낸 데 반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여부에는 침묵하는 모양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 석방에는 환영의 입장을 낸 데 반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여부에는 침묵하는 모양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문제에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석방을 계기로 박 전 대통령 석방에도 관심이 모아지지만 7일 현재, 황교안 대표를 제외하면 별다른 입장은 없다. 그동안 한국당에서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박 전 대통령 석방 결의안 추진에 나선 게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김무성·홍문종·권성동·윤상현 의원 등은 서울 모처에서 만나 ‘계파 갈등 극복’ 차원에서 한국당 출신 전직 대통령 석방 결의안을 논의했다. 이후 올해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일부 당대표 후보들은 ‘국민 동의’를 전제로 박 전 대통령 사면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구속 349일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석방이나 사면을 촉구하는 입장이 없다. 이는 법률적인 문제점과 당내 갈등을 의식한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사면 또는 보석 석방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3·1절 특별사면은 확정판결만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당내 갈등이다. 박 전 대통령 석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경우 당내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12월 일부 의원들이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석방 결의안 논의에 나섰을 때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전직 대통령 석방 결의안을 준비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인 것 같다”고 맹비난 했다.

이외에도 이 전 대통령 보석 석방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해 박 전 대통령 석방 역시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황교안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오래 구속돼 계신데 건강이 나쁘다는 말도 있다. 국민들의 여러 의견들이 감안된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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