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영화 ‘로망’(감독 이창근)을 통해 노년의 로맨스를 그려낸다. / ‘로망’ 예고편 캡처
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영화 ‘로망’(감독 이창근)을 통해 노년의 로맨스를 그려낸다. / ‘로망’ 예고편 캡처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도합 114년의 깊은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노년의 절절한 로맨스를 선보인다. 영화 ‘로망’(감독 이창근)을 통해서다.

‘로망’은 정신줄 놓쳐도 사랑줄 꼭 쥐고 인생 첫 로망을 찾아 떠나는 45년 차 노부부의 삶의 애환이 스민 로맨스 영화로 고령화 치매 사회를 담담히 직시하고 사랑이라는 따뜻한 솔루션을 환기하는 작품이다.

노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치매 부부가 된 조남봉과 이매자 역을 맡아 아른거리는 기억 속 인생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을 예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일 공개된 예고편은 조남봉과 이매자 부부의 연대기를 담아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짧은 예고 영상이지만 이순재와 정영숙의 독보적인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져 감탄을 자아낸다. 또 가슴을 흔드는 명대사의 향연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든든한 남편이 돼 가족을 지켜주고 싶은 보통의 남편과 아버지가 되겠다는 첫 로망을 품으며 시작한 결혼 생활. 어느 날 아내 매자가 “나를 알아요?”라며 남봉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 운전사 남봉의 택시가 엉망이 되고, 그 범인이 자신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블랙박스 속 찍힌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봉에게 매자는 “치매도 옮아요?”라며 그를 바라본다.

‘우리는 치매 부부입니다’라며 담담히 치매 부부임을 고백한 남봉과 매자는 서로에게 더욱 의지하며 함께 웃는 날이 많아진다. “하나보단 둘이 낫겠지, 심심하지도 않고”라며 처음 함께 품었던 로망을 찾아 달달한 로맨스를 그려나간다. 오래된 택시를 폐차하라는 친구의 말에 “오래되고 고장 나면 무조건 폐차냐? 오래된 부분은 새 거로 바꾸면 되고 그래도 안 되면 고치고 또 고치고!”라며 역정을 내는 남봉의 모습은 그와 함께 낡은 자신과 매자의 인생도 끝까지 버리지 않겠다는 외침으로 다가오며 마음을 흔든다.

주름마저 닮아진 부부는 손을 잡고 따뜻한 햇살이 빛나는 바닷가로 향하고, 빠르게 흘러간 반 백 년 세월이 녹아난 애틋함으로 “반가워”, “나도요”라며 서로를 보듬는다. 이순재와 정영숙의 애틋한 로맨스를 담은 영화 ‘로망’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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