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가 이사회 의장의 대표이사 겸직 불가 조항을 삭제하는 정관변경을 추진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LG하우시스가 이사회 의장의 대표이사 겸직 불가 조항을 삭제하는 정관변경을 추진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G하우시스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둬 고전을 면치 못한 만큼 주주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이사회 의장과 관련한 정관변경안까지 우려를 사고 있어 이래저래 편치 못한 처지다. 

◇ 이사회 의장, 대표이사 겸직 허용… 재계, 의장-대표이사 분리 기조 역행 

LG하우시스는 오는 14일 오후 9시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투아이에프씨(Two IFC) 3층 더 포럼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회사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상정한다. 

LG하우시스는 종합건축자재 기업으로, 창호, 바닥재, 자동차부품과 원단 등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다. 코스피 상장사인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만큼 주주들을 맞는 표정이 편치는 못할 전망이다. LG하우시스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31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이사회 의장과 관련한 정관변경안이 주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주목된다. LG하우시스는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 불가 조항을 개정하는 의안을 상정한다. 

LG하우시스의 기존 정관(25조)상 ‘이사회의 의장은 이사 중에서 이사회가 선임하되,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사는 의장이 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를 이번에 ‘이사회의 의장은 이사 중에서 이사회가 선임한다’ 조항으로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즉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LG하우시스는 정관 변경 배경에 대해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자율적으로 선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재계의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흐름과는 사뭇 배치되는 모습이다. 주총을 앞두고 최근 삼성전자와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경영 투명성과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도 최근 이런 흐름에 동참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달 15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권영수 (주)LG 부회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나 경영 업무에만 집중키로 했다.  의장과 CEO의 역할이 분리됨으로써 각 업무의 독립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LG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LG하우시스는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간 의결권자문기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8일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구소 측은 “이사회 의장은 최고경영자와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정관변경안은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주주총회 안건이 주주들에게 어떤 판단을 받을지 주목된다. 특히 LG하우시스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LG하우시스의 지분 12% 가량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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