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이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하고 나섰다.
한창이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하고 나섰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5개 계열사를 통해 소방방재사업, 부동산개발사업, 호텔사업, 유통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창’이 사외이사와 관련해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창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5개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여기엔 앨버트박(Albert Park) 사외이사의 재선임안도 포함돼있다. 한창의 유일한 사외이사다.

미국 국적의 앨버트박 사외이사는 2007년 3월 처음으로 선임됐으며, 이후 1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른바 ‘장수 사외이사’에 해당하는 긴 재직기간이다. 국민연금은 사외이사의 재직기간이 10년을 넘길 경우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 재직기간이 길어질 경우 오너 및 경영진과 유착관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앨버트박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이다. 앨버트박은 지난해 총 12차례 열린 이사회 중 딱 3번만 출석했다. 이사회 출석률이 25%에 불과하다.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7년엔 총 16차례 중 6번만 참석해 38%, 2016년엔 총 12차례 중 2번만 참석해 17%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앨버트박의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앨버트박은 미국국적자이며,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다. 이사회 출석을 위해 한국을 오가는 것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한창 관계자는 “이사회가 열릴 경우, 보통 일주일 전에 통보되기 때문에 미국에 머물고 있는 앨버트박 사외이사는 참석이 어려울 때가 많다”며 “다만, 이사회 내용 등은 모두 전달되고 있고 의견 또한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은 사외이사의 중요한 의무이자 기본 중의 기본이다. 특히 사외이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실행하기 위해선 이사회 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는 제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주요 기업들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사회 출석률이 70%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대를 권고한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창이 앨버트박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여건 상 이사회 출석이 쉽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실제 지난 3년간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했음에도 말이다.

한편, 이러한 지적과 관련해 한창 관계자는 “앞으로는 이사회에 컨퍼런스 콜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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