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말하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말하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제1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가로 막았다. 민주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중재도 소용없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고함과 함성으로 대응했고, 결국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사실상 정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된 계기는 나 원내대표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하면서다. 이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의 연설에 불만을 나타냈지만, 이 발언을 계기로 폭발한 듯 고성을 지르더니 곧 "사과해"라고 연신 외쳤다. 나 원내대표가 "외신에 나온 이야기다"라고 수차례 해명해도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은 멈출 줄 몰랐다.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던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예외는 아니었다. 홍 원내대표는 문 의장이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를 모은 자리에서 "이런 연설을 어떻게 듣냐. 이따위 얘기를"이라며 "사과해라. 못 듣겠다"라는 등 강한 불쾌함을 나타냈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은 의장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25분 가까이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가 끝난 이후에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연설문을 낭독하기에 앞서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하는 이런 의회인가. 이 시간은 제게 주어진 시간"이라며 "야당 원내대표의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이 정권의 오만과 독선으로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곳 본회의장은 의회 민주주의의 정당이다. 이것이 선진 의회의 모습인가"라며 "이 자리에서 제 연설을 마칠 때까지 저는 내려갈 수 없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론관에서 말씀하시라"라고 일갈했다.

문 의장도 국회를 향해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국회는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여러분이 보여주는 것은 상생의 정치가 아닌 공멸의 정치"라며 "청와대 스피커라는 소리를 들었던 의장도 참았다. 참고 또 참아라. 최종적인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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