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개선과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국내 속옷업체들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쌍방울과 좋은친구들의 리뉴얼 매장. / 각사
온라인 쇼핑몰 개선과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국내 속옷업체들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쌍방울과 좋은친구들의 리뉴얼 매장.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속옷업계가 여전히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달라진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저마다 제 살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잠재 고객인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회춘 전략과 유통망 확대 등 자구노력에도 SPA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 유통망 다변화… 쌍방울·좋은사람들 ‘악전고투’

국내 속옷업계가 춘래불사춘이다. 전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에어리즘’, ‘히트텍’의 유니클로와, 홈쇼핑 저가 판매로 신규 시장진입을 노리는 중소업체와의 사이에 낀 업체들이 신통치 않은 실적을 예고했다.

백화점식 인테리어와 POS, E-카탈로그 등의 시스템을 갖춘 전문 매장인 ‘트라이 오렌지’로 유통망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쌍방울의 매출 반등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 쌍방울이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매출은 1,017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원가 절감과 악성 재고를 떨어내는 작업이 병행되면서 실제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다. 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2년 만에 적자의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2017년 77%에 달했던 쌍방울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66%까지 줄어들었다. 499억원에 달했던 재고자산도 446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1,001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를 두고 회사 측은 “전환사채의 파생상품금융부채의 공정가치평가에 따라 누적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 실적 급락한 ‘비너스’, ‘비비안’은 나홀로 적자

BYC는 내실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년 만에 영업익 규모를 200억원대로 회복시켰지만 실제 수익성이 개선되지는 못했다. 2015년 12%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1%p 가량 낮아졌다.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 규모도 9% 가량 늘어났지만, 시장에서의 입지를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내의시장에서 8%에 근접했던 BYC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년째 개성공단 중단사태에 직면해 있는 좋은사람들은 악전고투 중이다. 인건비 등 원가 부담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절감을 통해 흑자전환을 실현했다. 마이너스 49억원이던 영업손실액은 1년 만에 25억원의 흑자로 전환시켰다. 연매출(1,284억)도 전년 대비 증가했는데, 대표 브랜드인 ‘보디가드’의 리뉴얼과 통합 온라인몰을 선보이는 등의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400억원의 매출을 넘나들던 2010년 초반 무렵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비너스’를 전개하는 업계 1위의 신영와코루는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감소 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87% 줄었다. 남영비비안은 이들 5대 업체 중 유일하게 영업익이 적자전환(마이너스 40억)되면서 어려움에 직면한 국내 속옷업체들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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