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구글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직면했다. 성폭력 의혹이 있는 임원에 500억의 퇴직금을 전달해서다. 이에 비판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퇴직을 허용했다는 이유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은 아밋 싱할 전 검색부문 수석부사장에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이사회가 싱할 전 수석부사장에 최대 4,500만달러(약 508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법원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문제는 싱할 전 수석부사장이 성폭력 의혹을 받았다는 점이다. 싱할 전 수석부사장은 한 사외 행사에서 부하 여직원의 몸을 더듬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2016년 구글을 떠난 바 있다. 당시 구글의 조사 결과 싱할 전 수석부사장이 술에 취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피해 직원의 증언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구글은 싱할 전 수석부사장을 해고하지 않았다. 싱할 전 수석부사장은 당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퇴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싱할 전 수석부사장의 퇴직을 인정했으며, 이에 따라 2년치 급여 3,000만달러(약 340억원)와 해고 합의금 500만~1,500만달러(약 57억~170억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심지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창시자인 앤디 루빈 구글 전 부사장 역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해 회사를 떠났지만 구글은 해고 결정을 내리지 않고 루빈이 퇴직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월 200만달러(약 23억원)의 퇴직금을 4년간 지급했다. 구글이 루빈에 지급한 퇴직금은 총 9,000만달러(약 1,0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