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1 09:23 (화)
선거제도 개편과 정계개편의 상관관계… 내년 총선이 분수령
선거제도 개편과 정계개편의 상관관계… 내년 총선이 분수령
  • 김민우 기자
  • 승인 2019.03.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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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범여권' 연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뉴시스
선거제도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범여권' 연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현행 선거제도가 바뀌는 것이 먼저일까, 아니면 여야 정치지형이 바뀌는 것이 먼저일까.

선거제도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 및 야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이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패스트트랙이 최장 330일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선거제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보다 '한국당 대 반(反) 한국당'으로의 정치지형 변화가 먼저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선거제 개정안, 본회의 통과 미지수

여야 4당은 현재 의원정수 330석(지역구 225석 및 비례대표 75석), 준연동형 등을 골자로 한 민주당의 선거제 개혁안을 중심으로 합의안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의원정수 부분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준연동형이냐 100% 연동형이냐 등 연동 수준을 놓고 논의 중이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 민중당과 여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을 합치면 181명이다. 이들이 모두 본희의에서 선거제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진다면 선거제 개정안은 통과된다. 그러나 지역구 의석이 현재보다 줄어드는 점이 본회의 표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표 발생이 예상되는 곳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이다.

민주당은 당초 연동형 비례제를 중심으로 한 선거제 개혁에 소극적이었는데, 지역구 의석 감축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반발을 우려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에 선거제 개혁과 함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안 처리, 검경수사권조정법, 5·18 왜곡처벌법 등을 올리는 것 역시 내년 총선 지역구 선거에 출마할 의원들을 달래는 일종의 '선물'이라는 해석이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정병국 의원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정부여당이 내놓은 선거제 개편안은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제다. 누더기형 선거법 제도를 쟁취하기 위해서 그동안 이렇게 싸워왔는가"라고 지적했고, 하태경·이언주 의원 등도 패스트트랙 및 연동형 비례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평화당은 선거제 개혁 논의에 적극적이었으나, 막상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호남 의석이 줄어들 경우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평화당은 14석 모두가 지역구 의원이라 호남 지역구 축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14일 '평화당에 보내는 공개질의서'에서 지역구를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축소하면 인구수 부족으로 조정할 지역구는 총 26석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서울은 49석 중 2석(4.1%), 경기는 60석 중 6석(10%)만 조정하면 되지만, 호남은 광주 8석 중 2석(25%), 전남 10석 중 2석(20%), 전북 10석 중 3석(30%)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호남을 근거지로 하는 평화당이 호남 지역구의 25%가 조정대상에 들어가고, 호남을 정치적 파산으로 몰고 갈 게 뻔한 선거구제 개편에 앞장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이대로 지역구가 줄어든다면 호남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이고, 정치적으로 제 발등을 찍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이지만 범여권으로 분류됐던 이 의원이 선거제 개편 문제에서는 반대표를 던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박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박수를 받고 있다. /뉴시스

◇ 지역구 획정 불가피

선거제도 개편은 정당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할 만큼 정치권에서는 최대 관심사다. 어렵게 3월 임시국회가 소집됐지만, 한국당이 이를 합의없이 처리하려는 여야 4당을 강력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의 이탈표 발생, 위헌소송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재의 '한국당 대 여야 4당(범여권)' 대립 구도가 굳혀지는 것이 먼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과 관련, "바른미래당이 만약 좌파 장기집권 플랜의 조력자가 된다면 앞으로 중도우파라고 주장했던 정체성은 범여권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소속의원들 사이의 동의와 합의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가장 입장이 난처해지는 쪽은 바른미래당이다.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모두 아우르는' 중도개혁정당을 지향하면서 한국당을 대체하는 제1야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평화당·정의당 등과 함께 범여권으로 편입될 경우 야당이라는 입지부터 흔들린다.

한국당은 최근 4주 연속 지지율이 상승했다. 여당인 민주당과의 격차도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과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을 통해 굳건한 제1야당 입지를 굳히면서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청와대 특감반 의혹에 대한 특검 추진 등을 놓고 한국당과 공동전선을 펼치고,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있으나 여전히 5~8%대 지지율 박스권에 갇혀있다.

여기에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개혁보수를 말하는 당내 인사들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자연스럽게 정계개편 수순을 밟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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