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혁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자유한국당’ vs ‘반(反) 자유한국당 연대’로 쪼개졌다. 사실상 한국당이 국회에서 왕따가 된 셈이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보수 야권’으로 꼽히는 바른미래당 설득에 나섰다. / 뉴시스
선거제도 개혁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자유한국당’ vs ‘반(反) 자유한국당 연대’로 쪼개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선거제도 개혁을 두고 여야가 둘로 갈라지면서 한국당이 '고립무원'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선거 개혁 연대’로 뭉쳤다.

여야 4당은 연일 한국당을 향해 “선거 개혁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거제 개혁은 지난해 12월 국회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이라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조속히 선거제 개편 단일안을 마련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전날(1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당의 ‘의원정수 10% 감축, 비례대표제 폐지’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편안에 대해 비판한 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가장 잘 반영할 단일안을 만들어 빠른 시간 내 패스트트랙(신속 처리안건 지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우군 확보 위한 ‘여론전’ 돌입

선거제도 개혁 논의 과정만 놓고 본다면 사실상 한국당이 ‘왕따’로 전락한 셈이다. 그동안 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 ‘보수 야권’을 형성해 사안마다 연대해왔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선거 개혁 연대’에 동참하면서 한국당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사실상 ‘홀로’ 문재인 정부에 맞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나 원내대표는 먼저 바른미래당을 압박했다. 그는 선거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 ‘민생 법안 처리를 걷어차는 행위’로 규정하며 바른미래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이 민생 법안 처리에 무관심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바른미래당을 ‘보수 야권’이 아닌 ‘범여권 야당’으로 분류하며 선을 긋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편으로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직접 만나 설득할 의사도 내비쳤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일부 의원들이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논의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설득해 선거 개혁 연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의도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바른정당 출신’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나 원내대표로부터) 어떤 연락을 받은 게 없다”면서 “그 사람 수야 뻔하지 않겠냐. 주변 동료 선후배 의원들을 통해서도 들은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의원도 나 원내대표의 행보를 두고 “진정성도 없는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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