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2 23:42 (수)
검경, ‘버닝썬과 김학의’ 덫에 걸렸다
검경, ‘버닝썬과 김학의’ 덫에 걸렸다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9.03.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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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이 버닝썬 폭력사건으로 불거진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연루된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선 검찰 측에 책임을 돌렸다. / 뉴시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버닝썬 폭력사건으로 불거진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연루된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선 검찰 측에 책임을 돌렸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벼랑 끝에 몰렸다. 이른바 버닝썬 폭력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경찰은 ‘전방위 수사’와 ‘발본색원’을 강조하며 여론을 되돌리는데 힘을 쏟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검찰도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연루된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때문이다. 당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동영상 속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으로 식별이 가능하다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주장에 파문이 커졌다.

◇ 부실수사 폭탄 돌리기… 검경수사권 향방 미지수

검경 모두 곤혹스러운 처지다. 경찰은 유착 의혹으로 ‘총경급’ 인사까지 조사를 받았고, 검찰은 은폐 의혹에 휘말렸다. 좀 더 절박한 쪽은 경찰이다. 13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하며 버닝썬 사건의 철저한 수사 의지를 보여줬지만, 정작 수사 과정에서 제외될지도 모른다. 수사 대상에 ‘비리 경찰’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시켰다”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할지 경찰 수사를 지휘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도 검찰의 수사를 막을 명분이 없다. 사건 제보자가 대리신고 형태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를 할 만큼 경찰 유착 의혹이 큰데다 권익위 역시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땅에 떨어진 신뢰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같은 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직의 명운, 앞으로 존립이 걸려있다는 각오로 제기된 모든 문제에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검경수사권의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부여당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현재 검찰이 갖고 있는 독자적 수사권을 경찰과 나누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이번 버닝썬 사건으로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당초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보였던 경찰로선 치명타를 입은 것과 같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김학의 전 차관 관련 수사에 대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의 발표에 발끈한 이유기도 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과거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무혐의 판단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비판에 이어 은폐 의혹으로 번졌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 뉴시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과거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무혐의 판단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비판에 이어 은폐 의혹으로 번졌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 뉴시스

앞서 조사단은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포렌식 작업을 통해 확보한 3만건 이상의 디지털 증거 자료를 송치 누락한 사실을 밝혔다.

경찰은 반발했다. 당시 범죄와 관련된 자료는 전부 제출했다는 것. 도리어 수사를 방해하고 결과를 뒤집은 것은 검찰이라고 꼬집었다. 민갑룡 청장은 “추가로 입수한 영상은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해 김학의 전 차관과 동일인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즉, 김학의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경찰이 아닌 검찰의 탓이라는 얘기다.

버닝썬 수사 주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게 된 검경이 김학의 전 차관이 연루된 성접대 사건으로 다시 충돌하는 모양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처럼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직무유기는 물론이고 사건 은폐·축소 혐의로 수사 대상”이다. 경찰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버닝썬 사건과 반대의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건 당사자인 김학의 전 차관 또한 입을 닫았다.

김학의 전 차관은 15일 조사단의 출석 요구에 끝내 응하지 않았다. 조사단에 따르면, 김학의 전 차관은 연락도 닿지 않는 상태다. 조사단의 활동기간이 오는 31일 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수사가 계속될 수 있다. 사건 피해자는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검찰 수사의 잘못을 지적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총경과 검사 출신 법무부 차관이 나란히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검경은 평행선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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