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 내에 존치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진행됐다. 이번 이운식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측에서 광화문 광장에 설치했던 천막을 자진 철거하겠다는 의사에 따른 것이다. / 뉴시스
17일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 내에 존치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진행됐다. 이번 이운식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측에서 광화문 광장에 설치했던 천막을 자진 철거하겠다는 의사에 따른 것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1,797일.’ 세월호 희생자 영정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떠난다.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이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시작으로 모두 철거되는 것. 2014년 7월 광화문광장에 분양소가 설치된 후 약 4년8개월(1,797일) 만이다.

17일 세월호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유족들은 현재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 내에 존치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이날 진행했다. 본래 영정 사진을 옮기는 제례 행사는 ‘이안식’으로 불리지만, 유가족은 영정의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이번 행사를 ‘이운식’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번 이운식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측에서 광화문 광장에 설치했던 천막을 자진 철거하겠다는 의사에 따른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운식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비롯해 종교계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운식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곳곳에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운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기독교 순으로 진행되는 종교의식, 진혼(鎭魂)식 등으로 진행됐다. 불교에서는 명진스님이, 기독교에서는 홍요한 목사, 천주교에서는 서영섭 신부가 나와 종교의식을 이행했다.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를 하루 앞두고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의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진행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가 영정이 담긴 박스를 옮기고 있다. / 뉴시스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를 하루 앞두고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의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진행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가 영정이 담긴 박스를 옮기고 있다. / 뉴시스

이어진 진혼식에서는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와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나와 추모낭독 등을 진행했다.

장 위원장은 “우리는 이곳에서 단식을 했고 삭발을 했고 물대포와 싸웠다. 이곳에서 함께 싸워주신 시민 여러분 감사하다”면서 “사랑한다 아들 딸들아, 우리를 잊지 않은 분들에게 인사하고 떠나자”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였으나, 영정이 세월호 천막을 나오자 일부 유가족은 흐느끼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운식은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후 유가족들은 대형버스에 영정을 싣고 광화문 광장을 한 바퀴 돈 뒤 서울시청으로 이동했다. 약 300개의 영정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된다. 유가족들은 영정을 어디로 옮길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현 분향소 자리에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조성해 다음달 12일 공개할 예정이다. 세월호 추모 공간인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현 분향소 위치에 목조형태의 면적 79.98㎡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추모 공간에 대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고, 동시에 시민의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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