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
“미세먼지로 실외 생산활동 제약과 매출 타격”
미세먼지로 인한 지출비, 30∼40대와 고소득가구 ↑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발표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계산했을 때 연간 약 4조23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이다. 사진은 지난 1월17일 서울 도심이 미세먼지로 뒤덮인 모습. / 뉴시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발표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계산했을 때 연간 약 4조23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이다. 사진은 지난 1월17일 서울 도심이 미세먼지로 뒤덮인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정수진 기자] ‘연간 4조원.’ 미세먼지 때문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이 연간으로 따지면 4조원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4조2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달 18∼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 같은 추정을 내놨다. 보고서는 미세먼지로 생산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전제 하에 산업별 생산 금액을 종사자 수 비율로 가중평균한 뒤 미세먼지 발령일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비용을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하루 당 손실은 1,586억원으로 추산됐다. 미세먼지로 실외 생산 활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매출이 타격을 입어서다. 지난해 전국 평균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수는 25.4일이다.

실제 조사에서 국민 71.3%는 미세먼지로 본인이 속한 사업장의 생산활동이 제약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생산활동 제약 정도를는 전체 평균 6.7%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보면, 주로 실외에서 일하는 농·임·어업이 8.4%로 가장 높았고 기타 서비스업이 7.3%, 전기·하수·건설업이 7.2%로 뒤를 이었다. 도소매·운수·숙박업과 무직·주부의 체감 제약 정도는 5.6%, 광업·제조업은 4.5%였다.

마스크를 사는 등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가계가 지출한 비용은 가구당 월평균 2만1,26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기준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액(256만원)의 0.83% 수준이었다.

가구 소득 수준별로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가구 소득 500만원대는 2만6,038원, 600만원 이상은 2만5,625원을 지출한 반면 200만원 미만 가구는 1만593원만 썼다.

연령별 미세먼지 대응 지출 비용은 30∼40대가 컸다. 30대가 2만5,780원, 40대가 2만3,720원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민 열에 아홉은 미세먼지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3.8%가 ‘매우 불편하다’고 응답했고, 43.4%는 ‘불편하다’고 응답해 87.2%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미세먼지로 인해 가장 심각한 피해를 묻는 질문에는 59.8%가 ‘건강 악화’라고 답했다. △실외활동 제약은 23.5%로 두 번째로 높았다. △스트레스 증가(10.3%) △제품 구매비용 증가(4.7%) △세척·세탁 비용 증가(1.0%) 등의 답변도 나왔다.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한 설문에서는 78.3%가 ‘중국 등 주변국의 영향’을 선택했다. 그외에는 ‘경유차 등 자동차 배출가스’가 10.5%, 석탄화력발전소 등 에너지산업 연소가 6.0% 등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생산활동을 저해하는 미세먼지 예방·감축 노력이 시급하다”며 “명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 그에 맞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예방과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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