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지칭한 미국 블룸버그 통신 기자의 실명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의 논평이 논란이 되고 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지칭한 미국 블룸버그 통신 기자의 실명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의 논평이 논란이 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인용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기사를 쓴 미국 블룸버그 통신 기자의 실명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은 “기사와 관련된 의문이나 불만으로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이해식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UN)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의 블룸버그 통신 기사를 언급하며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 대변인은 “악명 높은 기사”라고 지칭하면서 “이 기자는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 통신리포터로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 당시에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은 성명서를 내고 “최근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 블룸버그 기자 개인에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이로 인해 기자 개인의 신변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며 “기사와 관련된 의문이나 불만은 언론사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기돼야 하고 결코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겨냥해서는 안 된다. 성명서가 현재도 민주당 홈페이지에 게시돼 기자에 대한 위협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국회에선 제1야당 원내대표를 대통령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을 했다고 윤리위에 제소하고, 언론에 대해선 기자를 겁박하고 언론검열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정권 실정을 감추고자 검열과 통제만 앞세우면 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국민 저항만 부추길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이 기사를 매국으로 몰아붙이는 건 블룸버그 통신을 매국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며 “블룸버그 통신에게 문 정권에 대한 애국을 강요하는 건 히틀러 시대 때나 있을 법한 야만적 국수주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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