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차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5G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심동희 SK텔레콤 글로벌테크 얼라이언스팀 리더. /SK텔레콤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차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5G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심동희 SK텔레콤 글로벌테크 얼라이언스팀 리더. /SK텔레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꿈의 보안으로 불리는 양자암호가 표준화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양자암호 생태계를 확장시키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자사 5G 통신망에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한다. LTE망도 마찬가지다.

◇ 양자암호, 5G망에 적용 필요한 까닭

18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5G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초(超)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5G 통신이 본격 도입되면 자율주행, 금융, 원격의료, 스마트팩토리 등의 분야에서 460억개 이상의 디바이스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IDQ사의 양자난수생성기(QRNG, 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를 적용했다. 사진은 양자난수생성 칩. /SK텔레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IDQ사의 양자난수생성기(QRNG, 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를 적용했다. 사진은 양자난수생성 칩. /SK텔레콤

SK텔레콤은 5G망을 통해 전달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5G인프라에 적용,  최고 수준의 안전한 통신 인프라 구현한다는 입장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Quantum,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의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Key)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 통신 기술이다. 현존하는 보안기술 가운데 가장 안전한 통신암호화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의 통신암호 체계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숫자를 이용한다. 통신을 주고받을 경우, 제3자가 몰래 공을 가로챈 후 복제본을 전달해도 탈취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반면 양자암호 기술은 해킹 시도만으로도 통신 형태가 변형돼 해킹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해킹이나 복제 자체가 불가하다.

◇ SK텔레콤, QRNG 적용해 가입자 보호한다

특히, 슈퍼컴퓨터 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1억 배 빠른 양자 컴퓨터가 본격 등장하면서 기존 암호체계의 사전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이달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IDQ사의 양자난수생성기(QRNG, 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를 적용했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패턴 분석 자체가 불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만드는 장치다.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 위험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다.

가입자 인증 과정은 고객이 통신망에 접속하기 위한 필수 단계다. 이 과정에서 고객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QRNG를 적용한다. SK텔레콤은 본격적인 5G 대중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5G망에 우선 적용했다. LTE망의 경우 오는 4월 중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복재원 코어 엔지니어링팀 리더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보안 방식은 수학적 패턴이 존재한다”며 “이 패턴 자체가 고도화됐기 때문에 해킹 위험성은 낮지만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이에 데이터를 전송 구간까지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QRNG를 적용했다. 양자 난수를 생성해 예측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SK텔레콤은 오는 4월,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대전 구간에 IDQ사의 양자키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ion) 기술을 연동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한다.   

양자키분배는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로 송신부와 수신부만 해독할 수 있는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한다. 향후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양자 네트워크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양자암호 기술은 표준을 제정하는 단계까지 왔다. 양자암호 통신 표준화를 통해 양자암호를 생성하고 관리, 적용하기 위한 절차다. /SK텔레콤
현재 양자암호 기술은 표준을 제정하는 단계까지 왔다. 양자암호 통신 표준화를 통해 양자암호를 생성하고 관리, 적용하기 위한 절차다. /SK텔레콤

◇ 표준화 앞둔 양자암호… 생태계 확장될까

현재 양자암호 기술은 표준을 제정하는 단계까지 왔다. 양자암호 통신 표준화를 통해 양자암호를 생성하고 관리, 적용하기 위한 절차다. 

이 과정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SG17에서 진행된다. 한국, 중국, 일본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의 역할은 크다. 양자암호통신 보안 관련 신규 표준화 과제 수행을 이끌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T 회의에서 SK텔레콤이 제안한 ‘양자키 분배를 활용하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신기술’ 2건이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된 바 있다. 

SK텔레콤의 심동희 글로벌테크 얼라이언스팀 리더는 “표준화는 디바이스 연동을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라며 “ITU-T의 보안 표준을 담당하는 분과인 ITU-T SG17을 중심으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동희 리더는 “그간 실험실,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양자암호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왔다”며 “이제 실생활에 쓰이는 시대가 됐다. 다양한 업체의 호환성 등을 위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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