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도사'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도사'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변했다. ‘모호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과거에서 벗어나 연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향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황교안 대표의 발언 방식에 대한 한국당 안팎의 평가는 ‘안개 화법’, ‘고구마 화법’ 등이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은 강했지만, 당내 현안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당내에서 논란이 될 법한 현안에도 거침없이 말하고 있다.

◇ "우리 대표가 달라졌다"

황 대표는 18일,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에 잠정 합의한 것에 대해 “좌파독재정권 수명 연장을 위한 입법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날 열린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 처리에 잠정 합의한 상황을 두고 ‘좌파연합의회’라고 규정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Https SNI 필드 차단 방침과 민주당의 유튜브 가짜 게시물 삭제 요청 논란에 대해서도 ‘애국 우파’라는 단어를 써가며 거칠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또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안이 21대 총선에 적용될 경우를 가정하며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 지옥열차에 올라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의 수단을 동원해 선거법 날치기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며 “당장 4‧3재보궐 선거에서 반드시 압승을 거둬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황 대표 입에서 찾아보기 힘든 거친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 특히 ‘애국 우파’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를 주장하는 태극기 부대에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중도층 포섭을 위해 태극기 부대와 관련한 표현은 자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황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연상되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4‧3 재보궐 선거에 앞서 제1야당의 야성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또 기존 지지층 결집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도 모으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실제 황 대표의 행보는 한국당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이날 발표한 ‘3월 2주 차 주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4주째 상승해 31.7%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정국 농단이 불거지기 직전인 2016년 10월 2주차(31.5%) 여론조사 이후 2년 5개월만에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11~15일 전국 성인남녀 2,517명 대상으로 조사. 95% 신뢰 수준·표본오차 ±2%p. 응답률 7.8%.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는 “한국당 새 지도부에 대한 보수‧중도층 일부의 기대감 상승과 지지층 결집,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에 의한 반사 이익,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논란 등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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