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GS가(家) 4세인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이 삼양통상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3월 부친인 허남각 회장을 제치고 삼양통상의 최대주주에 오른데 이어 이번에는 이사회에도 입성하게 됐다. 허 부사장은 조만간 열릴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선 지배주주 일가의 과도한 영향력 확대를 둘러싸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 삼양통상 기타비상무이사 오르는 허남각 회장 장남 

코스피 상장기업인 삼양통상은 원피가공업체로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고(故)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이 1957년 설립한 업체다. 허정구 전 회장의 장남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 받아 1991년부터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허준홍 부사장은 허남각 회장의 장남이다. GS가(家) 4세 중에는 장손의 입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최근 GS 오너 일가 4세들의 경영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허 부사장의 행보도 주목을 끌고 있다. 

삼양통상에 대한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이목을 끈다. 허 부사장은 지속적인 장내매수를 통해 지난해 3월 삼양통상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9월 기준 허 부사장의 삼양통상 지분율은 22.05%로 2대주주인 부친인 허남각 회장(20%)보다 높다. 이런 가운데 최근 허 부사장은 삼양통상의 이사회에도 입성하게 됐다. 

삼양통상은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허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삼양통상은 4인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2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1명의 사내이사 등이다. 허 부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한다. 

◇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선임안 반대… 일감몰아주기 구설 꼬리표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의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를 뜻한다. 이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회의에 출석하고 제출의안 등을 심의할 수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보다는 권한과 책임이 제한되지만 허 부사장은 경우, 오너 2세인데다 최대주주인 만큼 이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사회 내에서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간 의결권자문기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 같은 우려를 제기하며 허 부사장의 기타상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동일 기업에 특정집단이 전체 이사의 3분의 1를 초과하는 경우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영통상은 22일 주주총회에서 오너인 허남각 회장의 사내이사의 재선임안을 상정한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사고 있는 점도 도마위에 올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허준홍 후보는 GSITM 및 위너셋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부를 증식했다는 논란을 샀다”며 “내부 지침에 따르면 회사의 사업기회를 지배주주에게 넘겨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경우 및 해당 사업기회를 유용하여 수혜를 입은 지배주주일가의 이사선임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 ITM는 GS 오너일가 지분과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사왔던 곳이다. 이 회사는 허서홍 GS에너지 전무(22.7%), 허윤홍 GS건설 부사장(8.4%), 허준홍 부사장(7.1%) 등 GS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80%를 육박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70%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GS그룹 오너일가는 지난해 말 이 회사의 지분 대부분을 사모펀드에 대거 매각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분을 소유한 다른 계열사에서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지속적인 구설을 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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