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롯데쇼핑 핵심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롯데슈퍼가 물류와 배송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 롯데쇼핑
지난해 롯데쇼핑 핵심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롯데슈퍼가 물류와 배송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 롯데쇼핑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슈퍼가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필수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새벽배송에 이어 자동화 로봇 시설을 갖춘 물류센터까지 선보이며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 나홀로 적자 안긴 슈퍼 ‘두 번은 없다’

롯데슈퍼가 롯데쇼핑의 우등생으로 거듭나기 위해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하다. 지난해 할인점과 더불어 롯데쇼핑의 실적을 갉아먹었던 과오를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슈퍼는 롯데쇼핑의 핵심 사업부(백화점·할인점·하이마트)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5,970억)은 전년 대비 26% 감소했는데, 슈퍼부문의 실적 하락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나홀로 621억원의 영업손실을 안겼다. 폐점과 점포 리뉴얼 등으로 인해 영업일수가 줄면서 4분기에만 22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타 사업군과 비교했을 때 연매출 또한 전년 대비 가장 큰 폭(-4.6%)으로 하락했다.

롯데슈퍼가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건 아직 업계에 정착되지 않은 모험적 시도를 한다는 데서 엿볼 수 있다. 보수적인 유통업계에서 그 효과가 불확실한 곳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건 ‘혁신만이 살 길’이라는 절박함의 표현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롯데슈퍼가 최근 도입한 ‘오토프레시 의왕센터’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이곳은 아직 국내엔 생소한 운반 로봇 기술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롯데슈퍼는 출하 가능 규모와 피킹(상품 선별 후 배송 바구니까지 담는 과정) 건수가 이전 대비 두 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근무자 충원 없이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온라인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배송·물류·채널까지 ‘혁신의 연속’

롯데슈퍼는 유럽의 선진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과감함을 마다하지 않았다. 배송 시스템은 노르웨이의 물류전문 기업 하테랜드가 개발했다. 또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에서 사용해 검증한 시스템을 소형 상품 위주의 슈퍼마켓 업태에 맞도록 설계했다. ‘영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오카도는 영국 가정의 약 70%가 이용하는 1위 업체다. 다만 롯데슈퍼는 이번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투자비용에 대해서는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업계 전쟁터가 된 새벽배송에서도 승기를 거머쥐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선보인 새벽배송 서비스(롯데프레시)의 차별성을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의 SNS 광고를 잇따라 선뵈고 있다. 주문 후 3시간 이내 빠른 배송을 책임진다는 ‘슈퍼배송’에 이어 최근엔 ‘보헤미안 랩소디’를 패러디한 ‘아침이 되기 전에 온다’는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서울 일부 지역만 가능했던 서비스 구역도 서울 전역을 포함해 15개 센터로 확대됐다.

더불어 롯데슈퍼는 프리미엄 마켓(롯데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확장하는 다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 벗어나 수도권과 지방으로도 영토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연말에 경기도 용인 기흥(9호점)에 이어 부산 남구 용호동(10호점)에 각각 출점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매출 극대화를 위한 오프라인과 온라인 부문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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