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청와대 제공
2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 국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은 한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댄 코츠 국장은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전보장국(NSA), 국방정보국(DIA) 등 17개 정보기관을 통할하는 최고 수장이다.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 최고수장을 만나고 특히 이를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목적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관련한 정보공유 및 비핵화 협상 방안 등에 대한 논의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빅딜의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댄 코츠 국장이 ‘결정적 순간’에만 움직인다는 점에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기지 복원 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미 간 재협상이 시작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14년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억류 미국인을 귀환시켰던 전례가 있다. 북한 측 협상 파트너는 김영철 부위원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노이 협상 결렬 후 막힌 국면을 뚫기 위한 움직임일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현재 북미는 단계적 비핵화와 비핵화 일괄타결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 군축회의에 참석한 일림 포블레티 미 군축담당 차관보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만이 북한이 안전과 번영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우리 입장은 변함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용철 북한 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15개월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는데도 전면적인 제재가 유지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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