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던 중 퇴장하고 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던 중 퇴장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발언 도중 집단퇴장하자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일제히 비판 논평을 냈다. 한국당의 집단퇴장이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 연대를 구축하고 있는 여야 4당을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통해 “한국당이 주장하는 비례대표 폐지는 위헌적일 뿐만 아니라, 사실도 아님이 거의 모든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며 “선거제 개혁안의 패스트트랙에 대해 한국당은 의원총사퇴까지 들먹이고 있다. (한국당은) 고집과 몽니를 중단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연설 도중 “나경원 원내대표님께 묻겠다. 공정한 선거제도가 만들어지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돼서 반대한다고 하신 것이 정말 사실입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모두 일어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나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단퇴장한 이유에 대해 “사실 연설문을 다 못읽어봤다. 우리 의원님들이 더 들을 수 없다고 해서 항의의 표시로 퇴장했다”면서 “비교섭단체 연설 끝나고 들어가겠다”고 했다. 한국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민주당의 항의가 있자 나 원내대표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야당 원내대표 이야기를 들어달라. 여러분의 이러한 귀 닫는 자세, 여러분들의 이러한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을 향해 “전형적인 소인배들의 행태”라며 “들어야할 이야기는 회피하고, 연일 뒷방에 숨어서 가짜뉴스나 생산하며 모략을 일삼고 있으니 제1야당이란 이름이 아깝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송두리째 절벽으로 몰아가고 있다. 계속해서 부당하게 의석수를 챙기겠다는 날강도 심보가 참으로 꼴사납다. 언제까지 배부른 돼지 노릇이나 하면 살텐가”라며 강도 있게 비판했다.

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도 각각 비판 논평을 냈다.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된다. 때로는 격렬하게 대립하고 때로는 서로 타협하면서 대한민국의 의회정치를 이뤄가는 것”이라며 “한국당 대표가 연설할 때 다른 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부분에 대해서 한국당 의원들은 비판한 적이 없느냐. 그 내용이 아무리 거슬렸다고 해도, 타당 대표연설은 끝까지 듣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한국당의 자기 모순이고, 참 쫌스럽다”면서 “제1야당답지 않게 소수정당을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도, 교섭단체를 ‘미니정당’ 무시하던 집권 여당의 오만과 똑같다”고 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한국당의 오늘의 행태는 소수정당에 대한 무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유한국당의 정치시계가 아직도 박근혜 국정농단 시절의 오만과 불통, 편견에 멈춰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당의 퇴장으로 패스트트랙을 통해서라도 국회가 선거구제를 개편해 다당제의 시대정신을 구현해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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