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오른 득점감각을 뽐내고 있는 콸리아렐라가 호날두의 세리에A 득점왕 도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뉴시스·AP
최근 물오른 득점감각을 뽐내고 있는 콸리아렐라가 호날두의 세리에A 득점왕 도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해당 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공격수가 곧장 득점왕을 차지하는 일은 역사적으로 극히 드물다. 무엇보다 이는 기존에 리그를 구성해온 선수들에겐 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선수에게 정복당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랜 세월 머물렀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세리에A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었다. 리오넬 메시와 함께 이 시대 최고의 축구선수로 여겨지는 호날두의 이적은 축구사적 대사건이었다.

호날두를 맞이하는 유벤투스와 세리에A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세리에A를 평정해온 유벤투스는 호날두와 함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대감을 키웠다. 과거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 세리에A 역시 흥행과 리그 위상 회복을 기대했다.

호날두는 역시 호날두였다. 리그 네 번째 경기에서 멀티골로 득점포 가동을 시작한 그는 이후 꾸준히 득점을 올리며 유벤투스의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득점 선두 자리도 줄곧 호날두의 차지였다. 그렇게 호날두는 세리에A 입성 첫해부터 득점왕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달 중순 프로시노네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이후 리그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리그 2경기 연속 결정한 것이 컸다.

반면 그 사이 삼프도리아의 파비오 콸리아렐라는 매서운 득점 행보로 호날두를 추월했다. 최근 치러진 리그 4경기에서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가며 총 5골을 추가한 콸리아렐라다.

이로써 현재 세리에A 득점 1위는 21골의 콸리아렐라가 차지하고 있다. 19골에 머문 호날두는 2위로 밀려난 상태다.

올 시즌 딱 10경기가 남아있는 가운데, 더 유리한 쪽은 아무래도 콸리아렐라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쪽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리그 경기 결장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콸리아렐라의 득점왕 등극은 이탈리아 자국 선수의 세리에A 득점왕 등극이라는 점에서도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여러모로 많은 ‘자존심’이 갈려있는 셈이다.

호날두는 세리에A로 향한 첫해부터 득점왕을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킬 수 있을까. 또 콸리아렐라는 이탈리아와 세리에A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둘의 발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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