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신심사 시스템 혁신시 예상되는 금융대출 기대효과. /금융위원회
은행 여신심사 시스템 혁신시 예상되는 금융대출 기대효과. /금융위원회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정부가 그간의 금융관행과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해 기업금융 고도화에 나선다. 가계대출 위주의 보수적 운영을 바꿔 국내 은행들의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주목되는 변화는 기업에 대한 은행 여신심사 방식의 변화다. 먼저 2019년 일괄담보제도를 정착한다. 일괄담보란 기업의 다양한 이종자산을 포괄해 한 번에 담보물을 평가-취득-처분할 수 있는 제도다. 개별자산일 때보다 집합적으로 평가될 때 가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를 여신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일괄담보제도의 안착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5년 간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특례보증에 나서며, 은행이 자체평가한 기업의 대출금액을 산업은행이 은행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는 특별 ‘온렌딩’ 지원도 확대된다. 또한 은행 예대율 산정시 기업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은행의 건전성 규제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또한 2020년까지 미래성장성과 수익성을 평가하는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기술 등을 여신심사에 반영할 수 있는 모델을 제작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가진 기술을 담보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기술금융은 보조지표로만 활용됐을 뿐, 신용등급 변경은 불가능했었다.

나아가 상거래 정보, 산업전망, 유사기업 대비 경쟁도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기업다중분석 DB’를 구축하고 기업간 상거래 현황을 지수화해 평가에 반영한다. 실제 미국은 기업간 거래의 지급결제 신용도를 점수화해 기업 경쟁력 판단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해 자산과 기술력, 미래성장성 등을 합친 ‘통합여신시스템’을 2021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혁신중소기업에 자금을 앞으로 3년간 총 100조원을 공급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1일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 위주의 여신 관행이 혁신 창업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며 “담보가 충분한 대기업에 비해 혁신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에게 금융의 문은 매우 좁다. 금융의 양극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도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기술력 같은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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