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행장이 21일 KEB하나은행장에 공식 취임했다. 사진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 행장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체제가 공식적인 닻을 올렸다.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사업 강화’라는 양 날개를 달고 은행의 도약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성규 행장이 21일 하나은행장에 공식 취임했다. 이날 오전 열린 하나은행 주주총회에서 그의 선임안이 이견 없이 통과됐다. 이날 오후 지 행장은 취임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신임 행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150명 가량의 취재기자들이 간담회장을 가득 메웠다. 지 행장은 공식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 참석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 행장은 “은행의 기반을 공공히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은행장이 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인사말로 말문을 열었다.

지 행장은 2015년 9월 통합 KEB하나은행이 출범한 이래 두 번째 행장이다. 초대 통합은행장인 함영주 전 행장은 통합은행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신속한 교차발령과 전산통합으로 물리적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초 인사·급여·복지 통합 과제도 완수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지 행장의 어깨는 무겁다. 전임 행장이 닦아놓은 시스템을 공공히 하고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과제를 품게 됐다. 특히 조직 내 정서적 결합을 강화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지 행장은 “한국적 정서의 완전한 통합은 서부와 다르다. 합병주체와 당하는 주체 없이 정서적 통합을 이뤄야만 완벽한 통합이 이뤄진다 생각한다”며 “정서적 화합은 2대 행장인 나에게 중요한 미션”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 행장은 소통과 배려가 조직에 뿌리내릴 수 있게 노력하겠고 말했다. 또 공동의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 이를 완수하는 과정 속에서도 정서적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지 행장이 제시한 공동 핵심 목표는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지 행장은 “왼쪽 날개가 디지털이라면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로, 이를 통한 혁신을 추구하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략 차별성에 대해선 “하나금융그룹의 장기 비전 관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 전통 은행업을 하면서 디지털을 가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이 하나의 툴로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는 것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ICT 기업 및 SNS기업 등 이종산업과 협업, 융합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글로벌 사업 전략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지 행장은 ‘해외통’으로 통하는 인사다. 중국 심양지점장,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설립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차이나데스크 팀장, 글로벌전략식 실장,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사장 등을 거치면서 글로벌 사업 분야에서 집중 활약했다. 이에 그의 취임과 함께 글로벌 사업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쏠렸다.

지 행장은 글로벌 사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 행장은 “이미 진출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기존 투자를 바탕으로 한 협업, 융합을 고민하고 있다”며 “임기에 있는 동안 신남방국가인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인재 양상 계획도 전했다. 지 행장은 “2020년까지 디지털전문인력 1,200명을 양성하고 외부인재와 기술도 적극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관련 인재 2,000명을 양성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과 우호적인 관계 재정립도 숙제도 지목됐다. 지 행장은 “오는 25일 함 전 행장과 금감원을 방문해 윤석헌 금감원장과 면담을 갖기로 했다”며 “금감원과 견해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갈등은 없었다. 대외적인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 행장은 1963년생이다. 시중은행장 가운데서는 최연소다. 다만 지 행장은 “연령과 육체적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젊고 유연한 생각이 중요하다”는 시각을 밝혔다. 과연 지성규 체제가 만들어갈 젊은 하나은행이 어떤 모습일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