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숙소인 멜리아 호텔을 점검하고 나온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AP-뉴시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숙소인 멜리아 호텔을 점검하고 나온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러시아를 방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선 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전과 동선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일본 NHK는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김 부장이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을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각 21일까지도 김 부장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장 일행이 탄 것으로 예측되는 북한 대사관 차량이 크렘린궁 행정실을 방문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러시아 당국은 김 부장의 방러 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자국 기자들의 질의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사실상 김 부장의 방문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부장의 모스크바 방문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커졌으며, 그 시기도 예상보다 이른 시점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의 문고리로 통하며, 동선과 의전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부장이 하노이 인근 공단을 방문하자, 김 위원장이 공단지역 시찰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은 최근 여러 정황들을 통해 제기된 바 있다.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4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과 만났고, 또 6일에는 김영제 북한 대외경제상이 코즐러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과 회의를 개최하는 등 북측 인사들의 방러가 잦아진 것이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 측도 김 위원장의 방러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외교채널을 통해 북러 정상회담 협의사실을 밝혀왔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의 동방경제포럼 참석 혹은 별도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요청했었다.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러 공조를 통해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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