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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상습 체납세금 108조원, 징수율 고작 1.3%… ‘은닉재산 추적법’ 거는 기대
고액·상습 체납세금 108조원, 징수율 고작 1.3%… ‘은닉재산 추적법’ 거는 기대
  • 강준혁 기자
  • 승인 2019.03.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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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사진 우측)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고액·상습 체납자들이 체납한 세액이 누적 10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징수율은 1%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사진 우측)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고액·상습 체납자들이 체납한 세액이 누적 10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징수율은 1%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강준혁 기자] 고액·상습 체납자들이 체납한 세액이 누적 10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징수율은 1%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 명단만 공개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징수율을 제고를 위한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공개제도가 도입된 2004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총 7만4,135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이들의 누적 체납액은 총 107조8,462억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세청이 이들로부터 징수한 금액은 1조4,038억원으로 징수율은 1.3%에 그쳤다.

특히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오른지 5년 이상된 개인·법인 체납자는 1만1,051명(개인 6,881명/법인 4,170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장기 체납자가 납부하지 않은 세금은 25조4,247억원에 달했다. 개인이 14조8,486억원을 체납했으며, 법인 체납액은 10조5,76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04년 국세청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공개한 뒤 최소 5년 이상(2014년 이전) 미납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장기 체납자들이다. 이 중에는 2009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뒤 10년 이상된 초장기 체납자도 1,832명에 달했다.

장기 체납자 중에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 김우중 전 대우 회장 등 유명 기업인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수백억원대 세금을 체납해 수년째 체납자 명단에 올라있다. 역대 체납자 중 최고액 체납왕은 2,225억2,700만원을 체납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묘한 수법으로 피해다니며 세금을 내지 않는 악성 체납자는 좀체 줄지 않고 있다. 사진은 국세청이 체납자에게서 징수·압류한 현금·수표·금괴 / 뉴시스, 국세청

사정이 이쯤되면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공개제도에 대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란 고액·상습체납자들의 명단을 공개하여 탈세와 체납은 부도덕하다는 납세문화를 정착시키고, 징수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는 관련법규에 따라서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의 인적사항, 체납액 등’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교묘한 수법으로 피해다니며 세금을 내지 않는 악성 체납자는 좀체 줄지 않고 있다. 수년째 세금이 회수되지 않아 국고손실 규모도 상당하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명단 공개만으로 고액·상습체납자의 징수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국세청이 나서 고액·상습체납자의 징수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국세청은 2019년 업무보고 자료에서 올해 세무서 체납전담조직을 운영해 고액상습체납 징수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액·상습체납자는 조세 정의 근간을 흔들며 성실 납세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며 “국세청이 징수 업무에 보다 많은 인력을 배치해 징수율을 높이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고액 체납자 본인과 그 친인척에 대한 국세청의 계좌추적권을 보장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른바 ‘은닉재산 추적법’으로 불리는 해당 개정안은 체납자의 악의적 재산 은닉에 따른 조세포탈을 막기 위해 본인은 물론 친인척 등의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체납기준액은 5,000만원으로 잡았고, 해당 친족의 범위는 배우자(사실혼 포함)와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으로 정했다. 내달 5일 열리는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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