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제지가 재직기간이 20년에 달하고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하고 나섰다.
한창제지가 재직기간이 20년에 달하고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하고 나섰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주식시장에서 ‘황교안 테마주’로 분류되며 최근 큰 폭의 주가 움직임을 보인 한창제지가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창제지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목근수 현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목근수 사외이사가 한창제지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된 것은 무려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에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된 시점이다. 20년이 넘는 재직기간은 다른 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인 한창제지 직원들의 평균 근속년수(14년)를 넘어선다.

오너 및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고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 역할인 사외이사는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재직기간이 길어질 경우, 유착관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민연금은 재직기간이 10년을 넘긴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더욱이 목근수 사외이사는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1차례 열린 이사회 중 5번만 참석했다. 앞선 이사회 출석률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 38%, 2016년 50%, 2015년 50%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은 사외이사의 성실성을 파악하는 척도다. 매년 주요 기업들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발표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사회 출석률이 7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선임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 물론 목근수 사외이사가 불참한 이사회는 대부분 금융과 관련된 형식적 절차였지만, 장기간의 재직기간과 더불어 아쉬움을 키우는 대목이다.

특히 한창제지는 최근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는 등 주주권리 보호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목근수 사외이사는 이 문제와도 얽혀있다. 한창제지는 김승한 회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같은 성균관대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목근수 사외이사가 황교안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에서 ‘황교안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창제지 측은 “동문 또는 동기인 것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다”고 공식 해명했지만, 여전히 황교안 대표의 행보와 밀접한 주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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