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뉴시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됐다. 세간이 관심이 집중된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관심이 집중된 것은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조양호 회장의 연임 성사 여부였다. 앞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진그룹은 경영개선방안을 내놓는 등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해외 기관 주주들도 조양호 회장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해지면서 치열한 표대결이 예고됐다.

실제 이날 주총 현장에서는 조양호 회장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사이에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찬성 64.1%, 반대 35.9%의 결과가 나왔다.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는 국내 재벌 총수가 주주들에 의해 경영권을 박탈당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향후 국내 경제계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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