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필리프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에 전경련 수장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 GS
허창수 회장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필리프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에 전경련 수장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 GS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위신이 크게 꺾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화색이 돌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경련 수장 자격으로 청와대 공식 행사에 초청받으면서 ‘전경련 패싱’의 종지부를 찍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경련은 경제단체 맏형 역할을 대한상공회의소에 내준 상태다. 주요 국가 행사 때마다 대한상의와 박용만 회장이 전면에 나서 재계 목소리를 전달해 왔다. 박 회장은 문 대통령의 경제 관련 해외 순방 때마다 매번 동행하면서 ‘재계 대통령’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듣게 됐다. 그 사이 한국 재계를 대변해온 전경련은 뒷전으로 밀려나며 옛 명성을 잃었다.

그럼에도 최근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꿋꿋이 전경련을 지킨 허 회장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허 회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리는 필리프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에 초청받았다. 또한 전경련은 한국과 벨기에 양국간 비즈니스포럼도 주최한다.

허 회장이 전경련 수장 자격으로 청와대 공식행사에 부름을 받는 건 이번 정부 들어 처음이다. 지난 1월 허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과의 대화에도 참석했지만 당시는 GS그룹을 대표해 자리했다.

단단히 박혀있던 미운털이 뽑히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비즈니스포럼의 주최 기관이기 때문에 당연히 초청대상에 들어간 것일 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지만, 적폐와 결탁한 혹독한 대가를 치러온 전경련 입장에서 청와대의 초청장이 반가운 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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