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가 직원 부당 처우 논란으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뉴시스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가 직원 부당 처우 논란으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안세븐의 정승인 대표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또 다시 회사가 갑질 구설에 휘말려서다. 특히 이번에는 가맹점주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부당한 갑질 횡포를 부려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잦은 구설에 정승인 대표의 입장도 편치 못한 처지다. 

◇ 가맹점주 이어 직원 상대 갑질 논란까지 

정승인 대표는 2014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연말 그룹 인사에서 인사 칼바람을 피하고 잔류에 성공했지만 안팎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민이 깊은 처지다.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를 둘러싼 각종 구설까지 잇따르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에는 직원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 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진통을 겪었다. 

최근 SBS CNBC는 코리아세븐의 현장지도를 맡은 직원인 FC(Field Coach)들이 과도한 실적 목표와 폭언에 시달리고 강제 근무까지 하고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FC는 편의점의 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각 점포를 현장지도하고 컨설팅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관리하는 가맹점들에 물품 발주를 지도하는 일이 주된 업무로 알려졌다. 그런데 물품 발주 물량 관리 과정에서 과도한 실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또, 한 FC는 목표한 물량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관리 팀장으로부터 폭언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폭로했다. 

아울러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는 부당한 근무 압박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FC들은 오후 6시가 되면 자동으로 컴퓨터가 종료되는 ‘해피타임’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일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가맹점 계약이 끝난 점포를 FC들이 떠안아 대리 운영한 사례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FC는 “새로운 경영주가 나타날 동안 기존 경영주 명의를 지속 한 채 FC들이 돌아가며 근무를 선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갑질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12일 청원글을 올린 글쓴이는 롯데그룹의 부당한 강제 근무 실태를 고발하며 코리아세븐을 한 예로 제시했다. 코리아세븐 등 그룹 계열사 전반에 해피타임 근무제를 무력화 시키는 강제 근무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청원인은 코리아세븐에 대해 “(사측이) 프레쉬 푸드 스토어(Fresh food store)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모든 경영주 및 직원들에게 도시락을 할당, 구매케 하고 있다”며 “판매가 되지 않은 도시락은 발주 수량 달성을 위해 빛도 보지못하고 버려지는 음식이 한두개가 아니며 음식물 폐기 비용은 고스란히 다시 경영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점포수를 늘리기 위해 경영주가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폐점 및 휴점을 하지 않고 직원들을 점포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 FC 직원에 부당업무 지시 의혹 

관련 의혹이 제기된 후 코리아세븐은 내부 점검에 나선 상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제기된 의혹은 회사가 갖고 있는 기준과 업무 지침에 반하는 내용이다. 현장에서 회사의 지침이 다르게 해석돼 적용된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실태가 있는지에 대해 점검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FC에 대한 실적 압박 논란에 대해선 “FC는 원칙적으로 매출 목표를 가지고 않다”며 “다만 어떤 영업 베이스 조직이든 실적 관리에 대한 부담은 지고 있다. 그러나 제기된 주장처럼 목표 실적을 강요하는 방식은 회사가 바라는 방향이 아니다. 보다 교육을 강화해 조직 문화를 바로잡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해피타임 셧다운제와 관련해선 “최근 프로그램을 삭제해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FC의 가맹점 대리 운영 의혹에 대해선 “현재 관련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사실로 드러난다면 매우 문제가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직원이 지점을 대리 운영하는 것은 회사에서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도시락 물품 강요 의혹에 대해선 “회사의 방침과 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코리아세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조직문화를 보다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잦은 구설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 우려를 사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그간 가맹점주와의 잦은 갑질 분쟁으로 눈총을 사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강도 현장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직원 처우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정 대표의 부담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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