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환 CGV 대표가 지난 12월 열린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CJ CGV
최병환 CGV 대표가 지난 12월 열린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CJ CGV

[시사위크=범찬희] CJ CGV가 본격적으로 최병환 대표 체제를 맞았다. 신임 최 대표는 CGV를 안정적으로 2조 매출에 안착시켜야 함과 동시에, 불안요소를 띄고 있는 해외법인과 4DX 사업의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만만찮은 과제를 안고 있다.

◇ 국내 넘어선 해외 내실 다져야

CJ CGV가 지난 7년여 간의 서정 체제를 종식하고 본격적인 최병환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해 10월 CGV 신임 대표로 선임돼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발표자로 나선 바 있는 최 대표는 2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표직을 부여받았다.

서정 전 대표 체제 아래서 CGV는 1조 매출을 달성하며 명실상부 국내 최대 영화 플랫폼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1조 매출 달성 4년 만인 지난해 1조7,694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2조 매출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 연말에는 중국 광동성의 CGV동관궈마오 개관으로 국내외 통합 500호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4DX와 스크린X 등 체험형 특수관들은 역대 최대 관객을 불러 모으며 영화관 사업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전임 대표가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켜 놓은 만큼 그 바통을 이어받은 후임 경영인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밖에 없다. 안정권에 접어든 분야는 최소한 현상유지 이상의 성과를 내야함을 물론, 전임자가 미처 해결하지 못한 과제까지 풀어야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최 신임 대표에게는 우선 해외법인의 내실을 다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016년 터키 마르스 인수로 해외 무대는 국내를 넘어서는 CGV의 주력 시장이 됐다. 지난해 국내외 극장수는 2배 이상 벌어졌으며, 올해부터는 매출 규모도 해외가 국내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대표는 역시 “국내 영화 시장이 둔화된 가운데 글로벌 진출이 필수요소가 된 만큼, 7개국 약 4,000개 스크린으로 뻗어있는 CGV가 (한국영화의) 토양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며 해외 무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친정’ 4DXPLEX 재무건전성 회복 시급

하지만 CGV의 나라 밖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할 해외법인이 순탄치 못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중국 다음으로 주력하고 있는 베트남과 터키 시장의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베트남에서의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가 감소했다. 또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현지 법인(CJ CGV 베트남홀딩스)의 IPO가 무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CGV는 베트남 법인의 신주 발행으로 조달될 자금을 본사 차입금 상환에도 사용할 계획이었다. 실제 216% 수준이던 CGV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306%로 증가했다.

현지 최대 극장사업자인 마르스그룹을 인수해 화제를 모은 터키에서는 라리가 가치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영업익(127억)이 54% 줄었다. 터키의 불안정한 정치 및 경제적 상황은 CGV의 전체 당기순이익을 적자 전환 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4DX 사업체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요구된다. 그는 지난 연말 열린 미디어포럼 자리에서 “스크린X나 4DX처럼 영화를 시각적인 것에 한정하지 않고 체험의 영역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CGV의 미래 먹거리인 4DX의 사업주체인 CJ 4DPLEX는 자본이 잠식된 상태다. 몇 차례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조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또 다시 자본잠식 탈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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