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치료제(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판매가 중지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일 오전 코오롱생명과학은 물론 미국 현지 자회사로 인보사의 미국·유럽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티슈진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2017년 국내 제29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인보사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19년간 투자한 신약이자 한국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현재 진통제와 스테로이드 주사 외에는 적절한 약물적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이라 출시 당시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최근 식약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인보사의 주성분인 1액(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과 2액(세포조직 증식을 촉진하는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중 2액이 허가 당시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으로 확인,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판매중지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현장조사 등을 바탕으로 다른 세포가 사용된 원인을 조사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약사법에 따라 행정처분할 예정이다. 아울러 환자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상사례 수집, 유효성 평가수집 등에 대한 장기 추적 조사를 전체 환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문제가 드러날 시 판매 재개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31일 “환자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안정성을 재검증 받는대로 조속히 출고를 재개해 환자들의 기대해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인보사에 대한 임상 3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형질전환세포의 유전학적 특성에 대한 정밀 분석을 외부기관에 의뢰한 상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임상 단계부터 동일한 세포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식약처로부터 재확인 받고 출고재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아시아 지역 판권을 넘겨받았다. 아시아 지역 기술수출이 성공하면 코오롱티슈진이 판매수익의 2%와 기술수출 수익의 50%를 갖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판매중지로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미국 시장 진출도 낙관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인보사 시료 사용 승인이 늦어지면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이 지연되고 있던 중 결국 임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판매중지에 이어 미국 임상 중단이라는 악재까지 만나면서 코오롱생명과학 및 코오롱티슈진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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