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또 다시 고배당 논란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뉴시스
씨티은행이 또 다시 고배당 논란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 행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총 배당성향이 303.9%에 달해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총 1,225억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지난해  중간배당금(8,275억원)을 포함하면 2018년 총 배당금은 9,341억원에 달한다. 씨티은행의 작년 순이익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은 303.9%에 달한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30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 해 순이익의 3배 가량을 배당금으로 집행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해도 고배당 논란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임시회의에서 씨티은행을 비롯한 외국계은행의 고배당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100% 외국인 주주인데 적자 상태에서도 배당을 해서 논란이 됐다”면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배당인지 한국을 떠나려는 수순인지 걱정이 된다”고 꼬집었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기업인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COIC)’다. 이 회사는 한국씨티은행의 지분 99.9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씨티나 SC의 경우 좀 과다하게 (배당을) 했는데, 이게 시장의 불안전성이나 불안감을 초래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은행들과 협의해서 어떤 것이 시장의 안정을 지키면서 적정한 수준인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한국씨티은행은 과거에 많은 돈을 들여와 BIS 비율이 높은 상태다. 배당을 제한할 마땅한 근거가 없고 자유롭게 돈을 가져가야 자유롭게 돈을 가져온다는 점도 있다”며 다른 시각을 보였다.  

외국계은행의 고배당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씨티은행은 2017년 한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배당 계획을 유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고액 배당 집행을 이어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원은 씨티은행에 대한 경영실태 평가에 착수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건전성,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부문 등에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또 윤 원장이 씨티은행의 고배당 문제를 지적한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한 점검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씨티은행 측은 작년 중간배당(8,116억원)은 일반적인 배당이 아니고 자본효율화를 위한 것이라며 배당 논란을 해명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중간배당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확충한 8억 달러에 대해 자본효율화 차원에서 자본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일회적 조치”라며 “이에 기말 배당과 단순 합산하여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씨티그룹은 주주가치 제고 및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위해 자본비율이 양호한 국가에 대하여 이에 상응하는 배당을 실행하고 있으며,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배당 후에도 BIS 자기자본비율은 국내은행과는 견줄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씨티은행은 자기자본비율뿐 아니라, 유동성 및 위험 상황에서의 자본 계획 및 자본 확충 가능성, 자본 구성의 견실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자본효율화계획을 수립한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시장이 불안정 할 때 BIS비율이 낮아질 것을 대비해 8억불 (1조300억원) 상당의 자본금을 본사로부터 확충했다. 이후 은행의 BIS비율은 시중은행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본효율성이 떨어져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간배당을 통한 자본효율화 계획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본효율화 계획 및 기말 배당을 실시한 지난해 12월 기준, 씨티은행의 BIS비율 은 18.9%, 보통주 기본자본비율 18.2%를 기록했다”면서 “예상치 못한 외부 금융 환경의 변화 등 필요시에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언제라도 자본 확충이 가능한 구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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