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이 이번엔 내부 소행으로 추정되는 코인 유출로 파문에 휩싸이고 있다. /뉴시스
빗썸이 이번엔 내부 소행으로 추정되는 코인 유출로 파문에 휩싸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암호화폐의 열기가 차갑게 식은 이후 성장세가 멈춘 빗썸이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고객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빗썸은 물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 추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의 재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오히려 제 무덤을 판 모습이다.

빗썸은 지난달 30일, 전체 암호화폐에 대해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이어 이날 오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빗썸은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 지연에 깊이 사죄드리며 해당 사유에 대한 상황을 회원님들께 투명하게 알리고자 한다”면서 “내부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빗썸은 지난달 29일 밤 10시 15분경 이상거래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회사 소유 암호화폐의 이상 출금을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체 점검 결과 내부자 소행의 횡령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빗썸은 KISA 및 사이버경찰청에 강도 높은 조사를 요청하고 협조하고 있는 상태다.

이로써 빗썸은 유사한 피해를 세 번째 당하게 됐다. 빗썸은 2017년 6월 해킹으로 회원 3만6,000여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또 지난해 6월엔 외부의 해킹으로 약 35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다만, 이번 피해는 외부의 공격이 아닌 내부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빗썸의 심각한 내부관리 실태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외부 공격에 대한 방비에만 집중하고, 내부직원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며 관리 부실을 인정했다.

이처럼 빗썸은 또 다시 고객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빗썸 입장에선 도끼로 자기 발을 찍는 일이다.

빗썸은 암호화폐를 향한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대규모 당첨금을 걸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안간힘을 써 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암호화폐 폭락이 이어지면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빗썸은 거래규모가 한창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쪼그라들었고, 급속도로 늘어가던 직원 및 매출규모도 하락세로 방향을 바꾼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내부 횡령은 빗썸의 신뢰 회복을 더욱 요원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및 거래소 시장이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거둔데 따른 부작용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각 거래소는 안팎으로 보안 및 내실을 더욱 다져나가야 하고, 투자자들 역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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