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대 대선 출마를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여 한국당 장악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대 대선 출마를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여 한국당 장악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내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을까. 20대 대선 출마를 위해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홍준표 전 대표가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2·27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후에도 정치적 소견을 계속해서 나타내고 있다. ‘TV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고, 페이스북 메시지 정치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홍 전 대표가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자기 세력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전 대표 역시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궁극적으로 내가 마지막 승부를 볼 것은 2022년 봄”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 1월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대선이 있는 2022년 봄이 제 인생 마지막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대선 도전 의지를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 한국당 전략 수정에 영향 줬을까

한국당에 대한 홍 전 대표의 입김은 김학의 사건을 대하는 한국당 태도에서 확인된다. 1일 한국당은 김학의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하고, 한국당 의원 113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법안에 따르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성폭행·성추행 등 관련 범죄행위, 이에 대한 범죄행위 수사 및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중 검찰·경찰·정치권 등에서 수사 및 조사를 방해하거나 수사 및 조사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대상으로 하고 있다.

결국 한국당의 특검법 발의는 김 전 차관의 뇌물과 성범죄 혐의 등에 황교안 대표와 곽상도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보인다. 이는 홍 전 대표의 조언과 일정 부분 맥을 같이 한다.

그동안 한국당은 김학의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강도 높은 수사 요구에 대해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차관의 뇌물과 성범죄 혐의 등에 황 대표와 곽 의원 등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 때문에 한국당이 엄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을 향해 “김학의-장자연 사건과 김태우·신재민-김경수 윗선 사건 등을 2대2 특검으로 타협해서 문제를 풀어 나가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학의 특검과 맞바꿔서 드루킹 특검을 해줄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당 차원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와 특검 도입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한국당은 이에 대한 맞불로 ‘드루킹 재특검’을 꺼낸 것이다.

다만 한국당이 홍 전 대표의 조언 때문에 대여투쟁 전략을 수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억측’이라는 해석도 있다.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가 상의한 뒤 대여투쟁 전략을 발표하는 구조여서 외부 인사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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