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창업자인 김준일 전 회장이 베트남 시장을 개척하면서 현지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와 접대를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뉴시스
락앤락 창업자인 김준일 전 회장이 베트남 시장을 개척하면서 현지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와 접대를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주방용기 제조업체 락앤락 창업자인 김준일 전 회장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현지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와 접대를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또한 베트남 땅을 회삿돈으로 매입하면서 차명거래한 정황도 포착됐다. 2년 전만 해도 모범 기업인으로 주목 받았던 김 전 회장의 감춰진 민낯이 드러날 지, 폭로의 진위 여부에 초미의 집중되고 있다.

◇ “개발국가, 돈이면 다 된다”... 로비·접대 지시 의혹

락앤락 창업자 김준일 전 회장은 베트남에 법인을 세워 해외시장도 개척한 인물이다. 2017년 8월 락앤락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 그 돈으로 베트남에서 부동산과 장학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이 베트남 현지에서 각종 불법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1일 <JTBC> 뉴스룸은 “김 전 회장의 해외시장 개척 이면에 로비와 차명거래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김 회장이 ‘개발·후진국가는 돈이면 된다’는 경영방침을 세우고, 현지 공무원들을 상대로 각종 로비와 접대를 벌였다는 설명이다.

락앤락 베트남법인에서 재무를 총괄했던 김모 씨에 따르면 락앤락 베트남법인은 2014년 25억6,000만원 상당의 세금이 부과됐다. 수출용으로 신고해 무관세 혜택을 받은 제품을 현지 시장에 몰래 팔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김씨가 김준일 전 회장에게 올린 품의서에는 세금이 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김씨는 이에 대해 현지 공무원을 상대로 접대와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다음해인 2015년 12월에도 베트남 지방 국세청이 1억6,000만원의 세금을 부과했지만 실제 낸 세금은 2,600만원. 그 대신 ‘업무추진비’로 2,400여 만원이 들어갔다. 이 업무추진비 역시 접대와 로비금액이라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김씨에 따르면 락앤락 베트남법인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로비 자금으로 쓴 돈만 18억여 원에 달한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8월 자신의 락앤락 지분을 중국계 사모펀드에 6,200억원에 매각 후, 재무총괄팀에 있던 김씨를 물류팀으로 이동시켰다. 김씨가 접대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모든 접대가 김 전 회장 지시로 이뤄졌다며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달 노동위원회는 1심에 이어 재심에서도 김씨의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 회삿돈으로 차명부동산 매입 의혹

김준일 전 회장은 회삿돈으로 개발 예정 부지를 사들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 직원 가족의 이름이 동원됐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기업 GS건설이 개발 중인 ‘나베 신도시’는 신흥 부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인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곳에 개발이 한창인 4,000평 규모의 땅이 김준일 전 회장의 차명부동산이란 주장이다.

토지 양도계약서 명의자는 베트남인 A씨다. 그러나 A씨는 락앤락 베트남법인에서 일했던 고모 씨의 부인이었다. 아울러 2009년 10월, 30억원에 달하는 땅값을 보낸 이도 당시 락앤락 베트남 법인장이었던 이모 씨였다. 현지 직원들은 해당 땅의 주인이 김준일 전 회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김 전 회장은 2017년 8월 라앤락 지분을 매각한 후 해당 땅의 명의자 남편인 고씨에게 토지반환을 요구했다. 땅을 돌려줄 시 사례금을 주겠다고 했다는 것. 고씨가 이를 거부하자 김 전 회장은 수억원의 합의금도 제시했다고 JTBC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측은 JTBC에 “직원용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돌아다닌 사실은 있지만 회삿돈으로 개인 부동산을 구입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락앤락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김 전 회장 관련 의혹에 대해 “현재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입장을 밝히기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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