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이 지난해 회사의 실적 부진에도 거액의 보수를 챙겨 눈총을 사고 있다./뉴시스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이 지난해 회사의 실적 부진에도 거액의 보수를 챙겨 눈총을 사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이 지난해 보수로만 35억원 가량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보다 회사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대규모 상여금이 지급되면서 총 수령액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는 지난해 박용수 회장에게 급여 10억원, 상여금 25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총 보수액은 35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보수보다 260% 증가한 규모다. 2017년의 경우 골든블루는 박 회장 급여로만 10억1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당시에는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25억원 가량이  상여금이 포함되면서 지급 연봉이 크게 뛰었다.  

골든블루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성과 인센티브는 개인 역할에 대한 성과, 경영리더십, 회사의 경영진으로서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급여의 0~300% 내에서 지급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며 “2011년 탑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 최고경영진) 취임후 지금까지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당사 제품의 안정적인 진입과 성장을 견인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경쟁력 확보에 기인한 점, 경영지표 초과 달성한 점을 감안하여 지급했다”고 이번 상여금 집행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골든블루는 2003년 설립된 주류 업체로 위스키를 주력으로 판매한다. 박 회장은 2011년 골든블루를 인수하며 주류 업체에 첫발을 내딛었다. 박 회장은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경 T&G를 경영했던 경영인이다. 2010년 대경 T&G를 독일 다국적 회사에 매각한 뒤 골든블루 지분을 매입해 오너에 올랐다. 새 주인을 맞은 골든블루는 토종 위스키 업체로,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 틈바구니에서도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1년 14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6년만에 1,6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다만 커진 외형과 달리 수익성은 최근 몇년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2015년 18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3년간 하향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골든블루의 지난해 순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보다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나 급감한 2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1,637억원으로 기록했지만 전반적으로 수익 지표가 악화된 모습이다. 업계에선 국내 위스키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에 대한 고액 보수가 집행되다보니 안팎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경영성과를 고려한 집행이라고 하지만, 당해 사업년도의 실적이 부진했던 상황이다보니 뒷말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영환경 악화에도 오너일가 챙겨주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 박용수 회장(16.61%) 포함해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69.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최대주주는 박 회장의 자녀인 박소영 씨로, 20.21%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박 회장의 또 다른 자녀인 박동영 씨가 18.39%, 아내인 김혜자 씨가 14.17%의 지분을 들고 있다. 아울러 골든블루의 오너일가는 우선주 14.06%를 보유 중이다.  

한편 골든블루는 2018년 회계연도 기준 24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18억원) 보다 6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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