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의 신용등급 관리에 적신호가 커졌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동양생명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가운데 장기 신용등급 관리에도 적신호가 들어와서다. 

◇ 장기신용등급 전망 하향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일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AA+), 후순위사채(AA)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고 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자율차 역마진으로 수익성이 저하된데다 추가 자본확충 여력 감소로 재무 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있다”며 등급 전망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이자율차 역마진이 확대돼 저조한 수익을 시현했다. 동양생명은 투자영업이익률이 보험부채 부담이율을 상회했던 2014년, 2015년, 2017년에는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반면 자산운용 실적이 부진했던 2016년과 2018년에는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회사의 별도 순이익은 513억원으로, 전년(1,844억) 대비 71% 가량 줄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채권 재투자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유가증권 운용이익이 감소했고, 한미 금리 역전 등에 따른 외화유가증권 관련 환헤지 비용 증가 등으로 이자율차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회사가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투자수익률을 제고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이자율차 역마진이 해소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험료 수입 감소 및 저축성보험 환급금 증가 등으로 보험영업 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회사의 순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재무안정성 저하 가능성 우려도 드러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익성 저하 등으로 자체 자본확충 규모가 감소했다”며 “대주주의 제한적인 증자 참여 가능성 및 예상보다 낮은 자본성조달 활용도 등을 고려할 경우, 향후 회사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현재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205.5%로 전년 동월(211.3%) 대비 5.8%포인트 하락했다. 

◇ 안방보험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 불투명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감원은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2022년 도입될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기 위해선 권고치 보다 상향된 수준이 요구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선 200% 중후반 이상은 돼야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이에 동양생명도 회계 기준 변화에 대비해 RBC 비율 관리를 위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실정이다.    

문제는 대주주로부터 자본 수혈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중국 정부로부터 경영 관리를 받게되면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안방보험은 창업주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경제 범죄 관련 혐의로 기소됨에 따라 중국 보험관리감독위원회의 위탁 경영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양생명도 매각설에 휘말린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런 불확실성을 이번 등급 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악재가 겹치면서 동양생명 주가 회복은 더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3일 종가 기준 동양생명의 주가(4,580원)으로 1년 전 대비 39% 감소한 상태다. 올해 보험업계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최근 주가 추세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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