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로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이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올해 저축은행 업계에선 연임 바람이 불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업황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일찌감치 수장 교체가 이뤄진 곳이 있었다. 바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초 새 수장 체제를 맞이했다. 권종로 대표가 지난 1월 1일 새롭게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대표이사가 교체된 것은 9년만이다. 전임인 남영우 전 대표는 2010년부터 회사를 이끌다 지난해 말 자리에서 물러났다. 남 전 대표는 저축은행 업계에서만 4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성장을 일군 주요 공신으로 평가된다. 

바통을 이어받은 권 대표의 부담이 적지 않다. 올해 업황 악화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야 해서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거둔 순이익이 563억원으로 전년(508억원) 대비 10.8% 증가했다. 

다만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고금리대출 규제 등으로 올해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금리동향’에 따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가계신용 고금리대출 잔액은 1,833억원이다. OK저축은행(1조8,174억원)과 비교하면 대출 잔액 자체는 크지 않는 편이다. 다만 고금리 대출 비중이 73.1%로 높게 나타나 개선이 요구됐다. 

여기에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조8,8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6,075억원) 대비 2,812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업계 자산규모 3위권 자리를 지켰다. 다만 최근 유진·페퍼·웰컴·JT친애저축은행 등 중상위권사들이 자산규모를 불리며 치고 올라오고 있어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분위기다.  

권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과연 회사의 성장을 이끌 CEO로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1963년생인 권 대표는 증권사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988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심사 및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주로 일하다 2001년 한국투자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인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영업본부장, 리테일사업본부장 전무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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