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다. 갓 정치에 입문한 대표가 치른 첫 선거에 대해 ‘선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4‧3재보궐선거에서 한국당은 통영‧고성 지역을 사수했다.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 성산에서도 불과 504표 차로 패배했다.
이에 황교안 대표의 ‘몸값’이 올라가게 됐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4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정치인 황교안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가 ‘새로운 보수의 얼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어 “(황 대표가) 보수층 전체에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지난 전당대회와 이번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보수의 새로운 구심으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를 두고 ‘사실상 승리’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지역 모두 승리하지 못했지만 우리 당과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했다”고 말했다.
◇ ‘대망론’ 이어갈 첫 과제는 5‧18 망언 징계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황교안 대표는 ‘정치 신인’ 이미지를 벗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본격적으로 당 장악에 나설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특히 황 대표 최측근인 정점식 후보가 통영‧고성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당내 기반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황 대표는 보수진영 대권 주자로 견고하게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결과에 따르면, 황교안 대표는 21.2%로 지난 2월(17.9%)과 비교해 3.3%p 올랐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달 25~2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 기타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하지만 황 대표가 5‧18 망언 징계를 포함한 당 쇄신에 실패할 경우 ‘대망론’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망언’ 논란에 불을 지핀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 여부를 매듭 짓지 못한다면, 황 대표의 정치적 역량이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5‧18 망언 논란 징계 여부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황 대표가 대선주자로서 대망론을 이어가려면 당 쇄신이 필요하다.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승리해야 (황 대표의) 대망론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단 이번 선거에서 선전한 만큼 황 대표에게 (당을 쇄신할) 힘이 주어졌고, 이를 토대로 5‧18 망언 논란을 매듭 지은 뒤 물갈이 공천까지 이뤄내면 총선 승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