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딛고 올해는 재도약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대규모 손실로 시름한 롯데관광개발이 올해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 악화는 과거의 사업 실패가 남긴 결과물이었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제주 복합 리조트 사업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 지난해 대규모 당기순손실… 용산개발 사업 실패 여파  

롯데관광개발은 1971년 5월 설립된 종합관광기업이다. 여행사업(롯데관광)과 부동산 개발·빌딩관리 사업(동화투자개발), 면세점사업(동화면세점), 교육사업(미림학원) 등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기병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지분 30.34%를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의 아내인 신정희 이사 지분율은 2.16%다. 신 이사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오너일가와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롯데관광개발의 총 특수관계인 지분은 57.72%다. 소액주주의 지분은 전체의 28.86%다.

롯데관광개발은 코스피 상장사다. 김 회장 부부는 지난달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나란히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탓에 안건은 무리없이 통과됐다. 다만 실적과 주가 부진이 이어져온 탓에 마음이 마냥 편치는 않았을 것으로 평가됐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0억원으로 전년대비 39.1% 줄어들었다. 매출액은 760억원으로 9.9%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1,12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대해 롯데관광개발은 “신규사업 진출 및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카지노 부문의 초기 년도 매출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순손실은 용산 업무지구 개발사업 관련 손상차손이 반영된 여파다. 롯데관광개발은 과거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1,770억원을 투자했다가 사업이 무산되면서 2013년 법정관리까지 가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시행사 1대 주주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토지소유권을 두고 치열한 소송 분쟁을 벌였지만 패소했다.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 법원이 코레일에 토지소유권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하면서 롯데관광개발은 사업 관련 손실을 반영했다. 

이에 대해 롯데관광개발 측은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가 코레일과의 토지소유권말소등기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해 당사가 보유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 및 용산역세권개발(주)의 지분·채무 증권 및 기타채권 손상차손 1,080억원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손실이 대거  반영됐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 실패의 후폭풍이 지난해 실적을 악화시킨 셈이다. 

◇ 제주 복합리조트 사업으로 재기 노리는 김기병 회장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롯데관광개발이 지난해 7월 손실 가능성을 공시하면서 주가는 하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2만1,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최근 1만2,400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김 회장은 현재 새로운 사업 투자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롯데관광개발은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사인 녹지그룹과 손잡고 제주도 노형오거리 인근에 복합 리조트인 ‘제주드림타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제주드림타워는 김 회장의 숙원사업이다. 이 리조트는 지상 38층, 169m로 기존 제주도 내 최고 높이인 롯데시티호텔(89m)보다 2배가량 높다. 리조트에는 호텔 750실, 호텔레지던스 850실, 쇼핑몰과 11개 레스토랑과 바, 전망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이 들어설 예정다. 총 사업비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진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가운데 9,000억원을 조달해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는 탓에 재무안전성 우려도 나온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은 이 리조트에 들어설 카지노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7월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파라다이스 제주 롯데 카지노’를 인수했다. 롯데관광개발은 기존 카지노 사업장의 규모를 확장, 드림타워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안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시점에 맞춰 광화문 분사를 해당 드림타워로 이전시킬 방침을 세웠다. 김 회장이 리조트 사업을 통해 과거의 실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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