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솔제지 홈페이지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솔제지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용균 씨 산재 사망사고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이후 산업현장의 안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또 다시 안타까운 사고로 20대 젊은 근로자가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충남 서천에 위치한 한솔제지 장항공장이다. 지난 3일 이른 아침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점검에 나섰던 27세 A씨가 기계에 끼어 참변을 당했다. 점검 도중 기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발생한 사고였다.

이 사고로 한솔제지 장항공장은 작업중단명령을 받았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발생한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와 닮은 측면이 많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먼저, 2인1조 근무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장 측은 당초 2인1조 근무수칙이 지켜졌다고 밝혔으나, 실상은 점검업무와 무관한 다른 여성근로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업체 소속의 20대 젊은 근로자가 사망했다는 점도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을 통해 “또 다른 김용균과 구의역 김군을 막자고 그렇게 외쳐왔건만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언제까지 젊은이들이 목숨을 내놓고 일해야만 하는가. 사람이 돈보다 먼저다.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죽음마저 외주화되는 현실에 확실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안전을 강조했던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상훈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와 경쟁력 강화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특히 안전사고는 개인의 피해는 물론이고 가족과 동료들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는 부정적 요소이므로 모든 일을 하기 전에 내가 하는 작업이 어떤 위험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해 안전 위해 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안전예방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안전사고를 반드시 제로화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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